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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굶어 죽는다" 비판에... 이스라엘, 3개월 만에야 '구호물자'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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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굶어 죽는다" 비판에... 이스라엘, 3개월 만에야 '구호물자'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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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상 필요"... 기본적인 식량 공급
국제기구 "가자지구 기근 위기" 경고


수백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18일 제한적인 식량 배급을 위해 구호단체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가자=EPA

수백 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18일 제한적인 식량 배급을 위해 구호단체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가자=EPA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지 약 3개월 만에 일부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계속된 전쟁으로 생존을 위한 식량과 물품을 거의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봉쇄가 길어지면서 심각한 기근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A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작전상 필요에 따라 가자지구 내 기근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기본적 양의 식량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3월 2일부터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모든 식량과 의약품, 기타 물자 공급을 완전히 차단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극심한 기근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이스라엘의 봉쇄로 23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50만 명이 '재앙적인 수준'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100만 명은 충분한 식량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은 땡볕 아래 4, 5시간씩 냄비를 들고 줄을 서 배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충분치 않아 싸움이 발생하기까지 하는 상황이다.

가자지구는 19개월에 걸친 전쟁으로 자체 식량 생산 능력이 대부분 마비된 상태다. 농경지는 75% 이상 파괴되거나 접근이 불가능해졌고, 연료 부족으로 관개시설의 3분의 2가 작동을 멈춰 물 공급조차 수월하지 않다. 유엔에 따르면 영양실조로 진료소를 찾은 아동의 수는 석 달 만에 두 배로 늘어났지만,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물자는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AP는 "구호품이 언제, 어떻게 가자지구에 도착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닿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18일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광범위한 지상 공세를 시작했다. 이날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3명이 사망했고, 병원이 공습을 받으면서 의료진도 다수 사망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