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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지난 2월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팜비치 국제 공항에서 보잉 747 항공기가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카타르 왕실로부터 선물 받은 초호화 항공기인 보잉 747-8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로 사용하기로 했다. 2025.05.1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웨스트 팜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2일(현지시간) 중동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로부터 수천억원짜리 비행기를 선물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의의 제스처'라며 비행기를 받기로 결정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관련된 질문을 하는 기자에 일일이 반박하며 언론사에 '가짜뉴스'라고까지 몰아붙이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
▶"I think this was just a gesture of good faith"
=난 이게 선의의 제스처였을 뿐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가 "카타르가 4억달러짜리 비행기를 주면서 대가로 요구한 게 있는지?" 라고 질문하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또 "나는 이런 종류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겠다는 사람에게) '비싼 비행기를 공짜로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건 멍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BC기자와의 설전
▶ "You're ABC fake news, right? "..."They're giving us a free jet. I could say, 'No, no no, don't give us. I want to pay you a billion, or 400 million, or I could say thank you very much."
=ABC 가짜 뉴스다. 무료 제트기를 주고 있어요. 아니, 아니, 우리에게 주지 마세요. 10억 달러, 4억 달러 주고싶어요. 아니면 정말 감사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ABC기자가 좀 더 집요하게 질문했다. "그 비싼 비행기를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선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해명하실 건가요?"라고 묻자 트럼프는 기자를 쳐다보며 ABC뉴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공격했다. 또 "그런 질문 하는 걸 부끄럽게 여겨라. 무료로 비행기를 준다는데, '아니, 주지 말라. 10억달러든 4억달러든 돈을 내겠다'라고 할수도 있고 '감사합니다'라고 할 수도 있는거다"고 주장했다.
▶when they give you a putt, you say, 'Thank you very much,' you pick up your ball and you walk to the next hole,
= 당신에게 퍼팅을 사실상 한 거로 인정해줄 때,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골프공을 집어 들고 다음 홀로 가라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주는 걸 고맙게 받는다'는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이번엔 골프 사례를 꺼냈다. 전설적인 골퍼 샘 스니드에 대한 일화다. 그는 경쟁자가 자신에게 퍼트를 인정해주면 수락했다고 말했다. 골프 게임에서 홀컵 근처에 공이 떨어진 선수에게 퍼팅하지 않아도 인정해준다는 의미의 '오케이(OK)'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트럼프는 "많은 사람은 멍청하다. 어떤 사람들은 (퍼트를 인정해줘도) '아니요. 저는 퍼팅 할 거예요' 라고 한 다음 퍼팅을 놓치기도 한다"며 "퍼트를 면제해주면 공 집어 들고 다음 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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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사우디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 일정으로 중동 순방에 나서 사우디에 이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달아 방문한다. 2025.05.13. /사진=민경찬 |
한편 카타르 왕실이 미국에 줄 보잉 747-8 항공기 가격은 약 4억달러(5610억원)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로부터 이토록 비싼 선물을 받은 적은 없다. 이 항공기는 2012년 첫 운항을 시작한 13년 연식의 중고기로 추정되며, 한때 카타르 왕실이 소유했다가 현재는 민간기업으로 인도된 상태다. 카타르는 일단 트럼프 개인이 아닌 미국 정부(국방부)에 항공기를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식을 취하되, 트럼프가 퇴임할 예정인 2029년 1월 직전에 트럼프 기념 도서관에 이를 기증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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