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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SK텔레콤 해킹 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7일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 드린다”며 “고객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걸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의 사과는 SK텔레콤 홈가입자서버에 대한 악성 코드 공격으로 개인 식별 및 인증에 쓰이는 유심(USIM) 등 고객 정보 유출 정황이 확인된 지 19일 만에 나왔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룹 총수가 사태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선 건 책임 경영 차원에서 평가할 만하다.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한 대목도 눈에 띈다. 다른 통신사로 옮기길 원하는 소비자에 대한 해지 위약금 문제도 상식에 맞는 해결책을 기대한다. 고객은 잘못한 게 없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인식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디지털 혁명과 인공지능(AI)으로 통신과 모바일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는 데 비해 이에 걸맞은 보안 투자는 뒷전인 게 현실이다. 결국 해킹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SK텔레콤뿐 아니라 알바몬도 최근 해킹으로 2만 건 넘는 이력서 정보가 유출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기업 사이버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2021년 640건에서 지난해 1,887건까지 급증했다.
더구나 우린 북한과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에도 상시 노출돼 있다. 단순히 보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방 안보, 산업 기술 보호 관점에서 완벽한 방어망 구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을 대폭 강화하고 관리체계 인증 기준 등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정보 유출 사고 시 책임과 보상도 분명하게 정해둬야 한다. 기업도 정부도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에 인색하면 큰 낭패를 본다는 게 이번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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