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덮친 에쓰오일, 영업손실 215억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연결기준) 영업손실 2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4541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고 28일 밝혔다.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 우려가 현실화하며 실적 부진이 정유업계 전반으로 번질 분위기다.

에쓰오일의 1분기 매출은 8조9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순손실은 446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이번 실적 악화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축소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1분기 기준 배럴당 평균 3달러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1분기에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에쓰오일은 경기 둔화 염려로 수요가 부진했고 역내 정유공장의 정기 보수가 지연돼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정기 보수 시기에 맞춰 가동률을 줄여야 공급 조정이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주요 정유사들이 보수 일정을 미루면서 공급 초과 현상이 심화됐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 부문에서 영업이익 1097억원을 올렸다. 정유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은 각각 568억원, 7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에쓰오일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학사업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 염려로 애로매틱(aromatic) 거래가 위축됐다. 정유업계 전반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외 다른 주요 정유사들도 1분기 대규모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당분간 장기 실적 부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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