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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부과에 정부 "경기 하방압력 증가"… 내수·고용·통상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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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부과에 정부 "경기 하방압력 증가"… 내수·고용·통상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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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한미 안보 실무협의 가시적 성과 내년 전반기 돼야"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4월호'
소비·건설 부진에 고용까지 위축
관세 부과로 대외 요인 영향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경기 하방압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는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청년층 고용난 심화로 이어지는 와중에, 경기를 이끌던 수출까지 미국발 통상 악재로 우려가 커지면서 '3중고'를 겪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고 평가했다.

지난달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라 언급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내 정치 상황이 비교적 예측 가능해졌다는 점을 반영해 이번엔 대내 불확실성 표현을 뺐다. 반면 미국 관세 부과로 대외 여건은 '악화됐다'고 수위를 높였다. 경기 하방압력에 대외적 영향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지만, 10% 기본관세와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유지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상호관세 유예로 우리 경제, 기업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됐으나 기본관세와 품목별 관세는 적용되는 등 관세부과 정책이 가시화돼 대외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3월 수출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3.1% 늘었다. 올해 1월 수출은 10.3% 감소하면서 15개월 연속 성장세가 한 차례 꺾였는데, 2월 1% 증가 전환 후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향후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부 충격을 버티기엔 내수도 불안정하다. 최근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생산·소비·투자 3대 지표는 1월 '트리플 감소'한 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다만 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5%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 줄었다. 건설투자는 21% 급감하며 11개월째 내리막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100보다 높으면 긍정)는 93.4로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심리지수(CBSI)는 실적 관련은 86.7로 1.4포인트 올랐지만, 전망은 85.6으로 2.4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할인점 카드 승인액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용시장엔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3월 취업자는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대부분 공공 직접일자리로 고령층 고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11만2,000명)과 건설업(-18만5,000명) 등 주요 업종에선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기업 피해 지원,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10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조 과장은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일자리·건설·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경제 회복 노력을 지속·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