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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가 출연하는 컴플렉스콘 홍콩 3월23일치 공연이 매진됐다는 공지. 컴플렉스콘 인스타그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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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제이지(NJZ)라는 새 이름을 내걸고 독자 활동을 시작한 그룹 뉴진스를 두고 대중음악 제작 관련 단체들이 “계약이 일방의 선언으로 파기된다면 케이(K)팝 산업은 존속의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뉴진스 쪽은 “특정 기획사와 특정 연예인의 분쟁이지 케이팝 산업 전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중을 오도하는 그릇된 주장”이라고 맞섰다. 내달 7일 어도어가 신청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뉴진스의 광고금지 가처분 등 심문기일을 앞두고 제작사들과 아티스트 양쪽의 대립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5개 단체는 19일 호소문을 내어 “최근 10개월간 이어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및 여론전, 뉴진스 하니의 국감 출석 및 그룹 독자 활동 등과 같이 특정 당사자들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나 분쟁을 당사자 간의 협의나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여론전과 일방적 선언으로 사안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케이팝은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여론몰이를 위한 단순한 의혹 제시만으로 상당 기간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에스엔에스(SNS) 등을 점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는 “작년 뉴진스 기자회견은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사적 분쟁이 여과 없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기자회견과 독자 활동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업계의 혼란을 부추겨 케이팝 산업 자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했다.
단체는 이번 갈등의 원인을 두고 멤버를 사전 접촉해 빼가는 ‘탬퍼링’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여론전의 공통적 이면으로 꼽히는 ‘탬퍼링 의혹’에 대한 대처가 우선시돼야 한다”며 “향후 전속계약을 잠탈하고 아티스트를 빼내어 가는 탬퍼링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고 전속계약의 성실한 이행 분위기를 조성하는 제도적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뉴진스와 분쟁 중인 하이브를 포함한 엔터업계 기획사 및 음반사들이 모인 이들 단체는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제이더블유(JW)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날 호소문이 공개되자 뉴진스 멤버 부모들은 언론 대응을 위해 마련한 인스타그램 계정(@njz_pr)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시해 단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부모들은 “(단체는 뉴진스의 기자회견 등으로) 케이팝 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일방적이고 불균형적인 여론 보도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엔제이지 멤버들이며, 음악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팬들과 대중들”이라고 맞섰다.
이어 부모들은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로 케이팝 산업이 존속 기반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대중을 오도하기 위한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며 “법적으로 지켜져야 할 보호의 의무를 다할 의지가 없는 소속사에 대해 적법적인 절차를 거쳐 용기 있게 목소리 내고 맞서기로 한 멤버들에 대해 협회들이 한쪽의 편에 서서 존속 기반의 위태로움, 즉 회사의 손해만을 주장하는 모습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모들은 하이브가 뉴진스의 활동을 방해했기 때문에 전속계약 해지는 정당한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부모들은 “하이브는 엔제이지 멤버들을 대놓고 차별하고, 공격하고, 매장시키려 해왔고 하이브 소속 레이블인 어도어는 이를 막아줄 능력도 의사도 없었다”며 “이에 엔제이지 멤버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부득이 전속계약을 해지하였고, 법률상 해지는 그 즉시 효력을 발휘하므로 현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은 종료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부모들은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소속 연예인을 부당하게 대우한 특정 기획사와 특정 소속 연예인의 분쟁이지, 케이팝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멤버들의 이러한 용기 있는 결정으로 케이팝 산업이 좀 더 건강하고 창의적인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넘쳐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모들은 27일로 예정된 단체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이 예정된) 호텔 점심 식사 가격이 10만원 이상”이라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제기하는가 하면, “(3월 예정된) 컴플렉스콘 관계자로부터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미국 관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엔제이지 멤버들의 공연이 무산되도록 종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는 즉시 공지문을 내어 “어도어는 뉴진스의 홍콩 공연 무산을 종용한 적이 없다. 방시혁 의장 역시 뉴진스의 홍콩 공연과 관련해 일체의 연락을 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어도어는 (홍콩 공연) 주최 측에 국내 미디어에 요청 드린 바와 동일하게 ‘뉴진스’라는 공식 팀명을 사용해 줄 것과, 전속계약에 기초해 어도어를 통해 공연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뉴진스는 내달 21~23일 열리는 글로벌 뮤직페스티벌 컴플렉스콘 홍콩에 참석해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컴플렉스콘은 뉴진스가 출연하는 23일치 티켓이 매진됐다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밝혔다. 금∙토가 아닌 일요일 공연이 먼저 매진되는 건 이례적인 일로, 뉴진스의 흔들리지 않는 티켓 파워가 입증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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