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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美기업 러 복귀·북극권 개발"…트럼프, 푸틴 편든 이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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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회담 동석한 러 국부펀드 회장 "미러, 북극 에너지 협력 논의"

'그린란드 야욕' 트럼프, 북극 장악력 노려…종전협상서 천연자원 등 이권 접근

뉴스1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 회장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 대표단과 회담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1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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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대표단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종전 협상을 마친 가운데 미국 기업의 러시아 복귀를 비롯해 북극권 공동 개발 등 양국이 경제협력 회복에 상당 부분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 협상 개시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에 크게 기울어진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에 배석한 러시아 국부펀드 수장은 이르면 2분기 미국 기업의 러시아 복귀가 예상된다며 빠른 경제관계 회복을 시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직접투자펀드(RDIF) 수장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사우디에서 열린 미국 대표단과의 회담 이후 "다만 (미국 기업들의) 공백 기간 시장에서 그 틈새를 파고든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의 복귀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예프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회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및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과 함께 참석했다.

회담이 끝나고 그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미국 측과 특정 협력 분야에 관해 대화했다며 특히 북극의 에너지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극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대한 광물 자원과 전략적 위치를 보유한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이나 경제적 강압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한 트럼프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북극권은 미국과 알래스카와 러시아 극동이 마주한 지역이기도 하고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신항로 개척과 자원 개발 가능성이 커진 이른바 '기회의 땅'이다.

실제로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2011년 북극해 등지에서 합작 사업을 했다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인한 서방의 제재와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이 겹치며 2018년 최종 철수했다. 당시 사업에는 약 2억 달러가 투입됐었다.

우크라이나 종전이 걸린 이번 회담에 양측이 천연자원 개발 등 실질적인 이권을 놓고 거래적 접근법을 취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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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 펀드(RDIF) CEO와 만나고 있다. 2025.01.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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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예프는 미·러 관계가 나쁘면 미국 기업이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며 "향후 과정에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양국의 공동 투자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전보다 훨씬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며 3240억 달러(약 466조 원) 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기술(IT) 부문에서 1230억 달러 △소비재 및 의료 기업은 940억 달러 △금융 기업은 710억 달러 △제조업은 26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게 그의 추산이다.

협상 직전 드미트리예프는 먼 미래가 아닌 2~3개월 이내에 미국과 진전을 볼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협 재개를 위해서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의 해제가 선결 과제로 지목된다. 그리고 미국은 이번에 제재 해제 가능성을 유인책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는 회담 후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 협력의 인위적 장벽을 제거하는 데 있어 (미국 측의) 강력한 관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루비오도 "갈등을 끝내려면 모든 당사자가 양보해야 한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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