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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단독] 합참 계엄과장도 놀란 포고령 “전공의 처단, 연습서도 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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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12월3일 밤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정 질서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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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업무를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합참) 계엄과장이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공고문’ 등 계엄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보지 못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엄 시작부터 ‘절차적 하자’가 있었단 뜻이다. 계엄과장은 일부 포고령 조항에 대해 “연습 상황에서도 넣어본 적 없는 내용”이라고 검찰에 밝혔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권영환 합참 계엄과장(대령)은 지난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 조사에서 “계엄을 선포하려면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공고문이 있어야 한다”며 “서명이 들어간 공고문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권 과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방부에서 대통령의 공고문을 계엄과로 전달하면, 계엄과는 그 공고문을 토대로 포고문을 작성하게 된다. 작성된 포고문은 법무검토를 거쳐 계엄사 기조실장, 계엄사 참모장, 부사령관, 사령관의 결재를 받은 뒤 포고령으로 각 기관에 보내진다.



권 과장은 “계엄은 모든 절차가 합법적이어야 하므로 단계마다 법무검토를 받아야 한다”며 “포고령 작성 시작은 대통령의 공고문, 계엄사령관의 포고문인데 나는 아직까지도 (계엄사령관과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포고문과 공고문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제대로 된 절차 없이 계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권 과장은 “계엄사령관, 부사령관, 합동수사본부장의 임명은 대통령이 해야 하는데 임명장도 본 적이 없고 합수본부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라는 사실도 상황이 모두 종료된 이후에 들었다”고 진술했다.



권 과장은 포고령 내용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국회, 정당 등의 일체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1호 내용에 대해 “전시 계엄을 대비해 연습하면서 그런 문구를 넣어 본 적이 없는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넣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공의 처단’ 내용과 관련해선 “연습 상황서도 이런 형태의 포고문 조항을 삽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비상계엄이 해제 의결된 이후 박안수 당시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에게 “법령상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 있다”라고 말했으나, 박 총장은 되레 “그런 걸 조언할 게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라고 질책했다고도 진술했다.



또 박 총장은 비상계엄 해제가 결의된 이후에 ‘계엄상황실 구성이 왜 이렇게 안 되냐. 예하 부대는 벌써 됐다는데 올해 연습을 두 번이나 했다고 하면서 구성을 왜 빨리 못하냐’라며 권 과장을 재차 질책했다고 한다. 앞서 박 총장은 국회 등에 나와 2차 계엄을 준비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론 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담당자를 질책하며 상황실 구성을 재촉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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