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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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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자2, 역대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중국판 국뽕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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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2가 역대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포스터. 중국 바이두 갈무리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2’가 개봉 3주 만에 미국 ‘인사이드아웃2’를 제치고 역대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대부분의 수익을 중국에서 낸 이 영화는 중국 영화 흥행 공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를 보면, 너자2는 전날 오후 7시 기준 123억2천만위안(16억9840만달러, 2조4300억원)의 수익을 올려, 지난해 개봉한 역대 애니메이션 1위 인사이드아웃2(16억9830만달러)를 제쳤다. 3위는 겨울왕국2로, 14억53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너자2는 역대 영화 흥행 순위에서도 인사이드아웃2를 밀어내고 8위로 올라섰다. 비할리우드 영화가 역대 영화 흥행 10위 내에 진입한 것은 너자2가 처음이다.



너자2의 성공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 내 흥행에 의존한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너자2는 보름 만에 중국 영화 사상 최초로 관객 2억명을 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에서 개봉했지만, 해외 수익은 아직 많지 않고 수익의 99%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너자2는 한국, 일본에서도 곧 개봉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너자2의 성공이 중국 소프트파워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너자2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기록을 넘어 중국 문화의 혁신과 발전을 상징한다”고 평했다. 영화 전문가 장펑 난징사범대 부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너자2는 전 세계에 중국 영화 산업의 부상과 문화적 소프트파워 성장을 보여주는 창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너자2와 이전 중국 최고 흥행 영화였던 ‘장진호’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021년 개봉한 장진호는 6.25 전쟁 당시 미군과 중공군이 싸웠던 장진호 전투를 다뤘다. 미·중 간 치열한 전투 장면과 중공군의 애국정신, 희생, 미국에 대한 분노 등 ‘중국판 국뽕’이 가득 담겼다. 영화는 공산당과 국영기업 등 전 사회적인 지지 속에 중국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리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장진호가 성공할 즈음에, 중국은 비슷한 내용의 애국주의 영화를 잇달아 제작했다. 나의 전쟁, 금강천, 보가위국, 저격수, 지원군 등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다수였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군과 싸운 전쟁 영화를 통해 애국심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장진호와 후속작인 장진호 수문교가 크게 성공했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중국 관객들이 노골적이고 과도한 애국주의 영화에 등을 돌린 것이다.



장진호 이후 4년 만에 나온 너자2는 중국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친근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첨단 3디(D) 영상 기술 등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인에게 익숙한 고전을 각색하면서도 전형적인 영웅이 아닌 친근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가 관객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꼽힌다. 장면 곳곳에 미국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요소가 등장하지만, 장진호와 같이 노골적으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앞서 지난해 중국 기업이 만들어 세계적인 흥행을 일으킨 역할수행게임(RPG) ‘검은신화 오공’도 비슷한 성공 방식을 보여준다. 서유기라는 친근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화려한 화면과 첨단 3D 기술, 잘 짜인 스토리 등이 인기의 비결로 꼽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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