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부실시공 규탄 집회 열어
지하주차장·옥상·세대 내 누수 등 무더기 하자
용인시 "하자 해결 전 사용검사 승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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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단지 앞에서 경남기업의 부실 시공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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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준익 기자] "지난해 11월 기존 집을 팔고 현재 큰딸하고 모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40년 만에 청약에 당첨돼 기대했는데 모든 게 억울하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단지 앞 '부실시공 규탄 집회' 현장에서 만난 입주예정자 A씨는 입주가 지연되는 상황에 이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SM그룹 계열사 경남기업이 공급하는 아파트다. 지하2층~지상 20층, 17개동, 총 1164가구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입주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누수, 균열 등 대규모 하자가 터져 나오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200여명이 모여 부실시공에 대해 책임지고 하자 해결을 촉구했다.
입예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12월 1일까지 진행된 입주자 사전점검 행사에서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세대 내 베란다 누수 흔적, 비상계단 난간 미설치, 콘크리트 균열, 도로 미포장, 옥상 누수 흔적 등 심각한 수준의 하자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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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9일~12월 1일까지 진행된 입주자 사전점검 행사에서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세대 내 베란다 누수 흔적, 비상계단 난간 미설치, 콘크리트 균열, 도로 미포장, 옥상 누수 흔적 등 심각한 수준의 하자가 발견됐다. 사진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누수.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입주예정자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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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하주차장은 누수로 인해 물이 흥건한 상태였으며 일부 세대에서는 비상계단 타일이 깨지고 외벽 균열로 인한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입예협은 외벽 도색이 모델하우스와 다른 점을 지적하고 304동 기울기 의심에 대한 정밀 안전 진단도 요구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남기업 측은 사전점검 기간 입주예정자들에게 실외기실 면적 변경 동의서를 강압적으로 요구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를 준공 승인을 위한 꼼수라고 판단, 동의서 회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남기업 측 직원들과 입주예정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입예협은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2차 사전점검에서도 하자는 계속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은수 입예협 대표는 "1차 사전점검에서 공용부, 전용부 하자가 7만건이 나왔는데 2차에서도 5만건이 나왔다"며 "시공사 측에서 1차에 발견한 누수를 다 보수했다고 주장해 입예협 요청에 따라 단지별로 180톤(강우량 기준) 살수를 진행했으나 기존에 있던 위치를 포함해 새롭게 추가 누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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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누수.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입주예정자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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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예협은 부실시공, 누수 등으로 인한 준공 지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경남기업에 있는 만큼 입주 지체에 따른 피해 보상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보상 계획에는 지체보상금, 이사비용 지원, 금융비용 지원 등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상안과 관련해 입예협과 경남기업, 용인시청은 매주 금요일마다 회의를 열고 있다. 오는 20일 경남기업 측에서 보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입주예정 기간 3개월 초과시 수분양자는 계약 해지와 함께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입주민 투표 결과 계약 해지보다 누수 등 하자를 해결하고 입주하자는 의견이 78%였다"며 "입주가 늦어질수록 서로에게 너무 피해인 만큼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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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아너스빌 디센트 2단지 세대 내에서 발견된 누수 및 물 맺힘.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입주예정자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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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한 부부는 "지난주에 입주예정이었는데 현재 단기 월세를 알아보며 아내, 아이와 떨어져 있다"며 "입주를 못 하고 출근도 멀어졌지만 가장 힘든 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아직 없어 무기한으로 기다리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하자에 따른 입주 지연 논란이 커지자 용인시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번 집회 등 아파트 공사 현장을 네 번째 방문했다. 그동안 시공사에 대한 하자보수 해결 촉구에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시공사인 경남기업에 대한 입주예정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 시장은 하자 보수 없이는 사용검사 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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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아너스빌 디센트는 지난해 12월 입주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누수, 균열 등 대규모 하자가 터져 나오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황준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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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경남기업의 이기동 대표가 하자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확실히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하자보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본다"며 "시의 원칙은 하자 문제가 완벽히 해결돼야 하며 그것이 이뤄지기 전에는 사용검사 승인을 할 수 없다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실시공 하자 문제와 관련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려 하고 있다"며 "용인시 등 지자체와 협의해 입주 예정자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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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17일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입주예정자들의 집회 현장을 찾았다. /용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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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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