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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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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빠진 호랑이’ 콜롬비아 대통령 “암살 위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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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8일(현지시간)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보고타의 산탄데르 경찰학교에서 카를로스 트리아나 신임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해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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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위기에 처한 구스타포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마약 밀매 조직이 자신에게 미사일을 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인 국민해방군(ELN) 무장 공격으로 콜롬비아 서부 주민들의 일상이 마비된 데다, 인사 문제로 장관들이 잇달아 사퇴하는 등 국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페트로 대통령의 리더십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콜롬비아노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보고타의 산탄데르 경찰학교에서 열린 카를로스 페르난도 트리아나 경찰청장 취임식에서 “내가 탄 비행기를 격추하려고 발사할 뻔했던 미사일 두 기를 당국이 마약 집단으로부터 확보했다”며 “이는 나에 대한 암살 시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관련 계획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이미 파악했다며 경찰에 강력 수사를 요청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반군과 마약 밀매조직의 횡포에 대해 페트로 행정부가 무능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좌파로는 처음으로 당선된 페트로 대통령은 2022년 취임 당시 “내전 역사를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3년 가까이 반군의 폭력을 막지 못했다.

특히 콜롬비아 서부 초코주의 치안 상황은 최근 몇 년 동안 심각하게 악화했다. AP통신은 이날 ELN이 3일간 무장 공세를 벌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정지됐다고 전했다. 반군의 명령을 거부하는 민간인은 처형 위협까지 받는 상황이다.

인권 문제를 다루는 콜롬비아 국가 기관인 옴부즈만은 지난 2주 동안 초코주 농촌에서 반군의 폭력 사태가 심해지자 약 1600명이 피란길에 나선 것으로 집계했다.

경향신문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혁명군(ELN) 반군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잔당과 충돌한 카타툼보 지역 주민들이 쿠쿠타의 축구 경기장에 피란해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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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와 국경을 맞댄 초코주는 ELN과 반체제 세력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잔당 등 무장단체들이 마약류인 코카인 유통과 금광 채굴 사업권을 두고 영역 다툼을 벌이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마약 카르텔 클랜델골포가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 지역에서 ELN과의 무장 충돌이 잦아졌다.

반군과 마약 카르텔의 무장 폭력으로 민간인 희생자까지 나오자 페트로 행정부는 지난해 8월과 지난달 ELN와 협상에 나섰으나, ‘빈손 회동’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더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페트로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에는 불법 이민자를 태운 미국 군용기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불화를 겪었다. 가정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은 아르만도 베네데티 전 상원의원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하면서 장관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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