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대고 뇌파로 드론 조정하나’…中 과학자, 뇌-기계 양방향 상호작용 기술 개발

뇌-기계 상호적응 ‘공진화(共進化)’ 기술,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

연구팀 “장애인 등 소비자 및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할 것”

인간의 뇌와 기계가 멤리스터칩의 도움을 받아 상호 작용하는 개념도.(출처: SCMP) 2025.02.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과학자들이 뇌와 외부 기계가 상호 작용하면서 서로 적응 진화해 가는 ‘공진화(共進化)’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사 등이 인간의 뇌와 기계간 상호 작용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획기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톈진대와 칭화대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세계 첫 양방향 적응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효율성도 100배 높이고 일상생활에 적용하는데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이 17일 저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휴대용과 착용형 BCI 기기에 통합될 수 있어 장애인 등 소비자 및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의 신호를 디코딩하는 기존 BCI와 달리 이 기술은 뇌와 기계 장치가 서로 학습해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공동 저자인 톈진대 쉬민펑은 “연구는 뇌-컴퓨터 공진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그 실현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며 “생물학적 지능과 기계 지능 간의 상호 적응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BCI 기술은 1970년대에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뇌 신호를 기록하고 명령으로 변환하여 사용자가 생각으로 기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서 시작됐다.

초기 연구는 장애인을 돕는 데 집중됐고 이어 게임용 웨어러블 기기부터 핸즈프리 드론 제어까지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다만 이 기술의 일방향적 특성 때문에 BCI 장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가 조절하고 제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장시간 사용하면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았다.

쉬 연구원은 “BCI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가장 큰 과제는 뇌와 기계간의 상호 학습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쉬와 그의 동료들은 뇌 신호의 변화가 피로나 감정과 같은 요인으로 인한 무작위적 변동이 아니라 뇌가 BCI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을 바탕으로 연구원들은 신경망을 모방하는 에너지 효율적인 하드웨어인 멤리스터 칩을 사용해 뇌와 기계간의 보다 자연스럽고 반응성있는 상호작용을 만드는 ‘듀얼 루프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뇌의 신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디코더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머신 러닝 루프와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사용자가 장치를 더 잘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뇌 학습 루프를 갖추고 있다.

쉬 연구원은 “기존 디지털 BCI와 비교했을 때 듀얼 루프 시스템은 효율성을 100배 이상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줄였다”고 말했다.

듀얼 루프 시스템은 대부분의 BCI가 허용하는 ‘2방향 동작 제어’(예: 드론을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것)를 개선하여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시스템은 뇌 신호만을 사용하여 앞뒤 움직임과 회전을 포함한 ‘4방향 동작 제어’로 확장됐다.

1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6시간 동안 실시한 연구 결과, 적응형 시스템은 적응 기능이 없는 BCI보다 정확도가 약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쉬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실용적인 BCI 시스템 개발을 위한 강력한 이론적 기반과 기술 지원을 제공했으며 뇌-기계 통합 지능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열었다”고 말했다.

SCMP는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뇌 이식 인터페이스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 연구자들은 비침습적 및 적응적 BCI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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