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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류현진 띄우고 이정후 쏘아 올렸다…2026 WBC 류지현 감독은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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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수비 훈련하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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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을 다 빼버리고, 그 자리에 젊은 선수를 채워 넣으면 그 선수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신인 시절' 손흥민(토트넘)은 '대선배' 박지성(은퇴)을 원망한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201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한일전 승부차기 때다.

당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허무하게 졌다. 키커로 나서 실축한 선수들은 구자철(은퇴), 이용래(대구 FC), 홍정호(전북 현대)였다. 그중 구자철과 홍정호는 21살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박지성, 이영표 등 최고참 선수들은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손흥민은 그때를 돌이키며 "아직도 우스갯소리로 지성이 형을 많이 원망한다"고 작년 초 말한 바 있다.

국제대회에서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에 얼마나 의지하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다. 비단 축구만의 얘기가 아니다. 베테랑 존재 유무와 그들의 역할은 팀의 사기와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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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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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작심 발언'이 화제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대표팀 구성에 대한 자신의 소신 넘치는 의견을 쏟아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대표팀은 실력이 되는 한 계속 가고 싶다"고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랑 같이하는 거라 가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년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렸다. 명분은 '세대교체'였다.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라는 슈퍼스타를 발굴했다. 김도영이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라는 점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라이벌인 대만과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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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프리미어12 당시 대만에 패한 한국 대표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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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이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는 것. 이정후는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를 탈 때는 확 타는데, 가라앉으면 이끌어 줄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은 융화가 돼야 한다. 중심 잡아줄 선배도 필요하고 투지 넘치는 젊은 선수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팀이나 구단이나 베테랑을 다 빼버리고 그 자리에 젊은 선수를 채워 넣으면 그 선수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특히나 한국 야구는 최근 WBC에서 연속으로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다.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도 먼 과거의 얘기일 뿐이다.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한국은 차기 대회에서 명예 회복이 필수다.

그래서 이정후는 베테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실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다. 그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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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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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국가대표 복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작년 류현진은 28경기 158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남겼다. 135탈삼진 12피홈런 182피안타 78실점(68자책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24년 2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KBO리그에 복귀하면서도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류현진은 대표팀 복귀에 대한 질문에 "선수로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열망을 드러냈다. 이어 "뽑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넌지시 대표팀 얘기를 꺼냈다. 류현진은 지난 1월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김광현(SSG 랜더스)과 함께 출연해 WBC 관련 얘기 도중 "한 번 정예 멤버로 하고 싶지 않냐?"며 김광현에게 물었다. 이에 김광현은 "2009년 같은 분위기라면 하고 싶다"고 답했다.

2026 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끌 류지현 감독은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 이정후가 쏘아 올린 공이 대표팀 구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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