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에 ‘출국 부서’ 설치 밝혀
네타냐후 “전쟁후 하마스는 없을것”
서안지구도 군사작전에 피난 행렬… 팔 주민 대규모 이주 본격화 분석도
美선 트럼프 ‘휴양지 개발’에 우려
![]() |
이-하마스 전쟁 500일째… 인질 가족들, 석방 촉구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18일로 500일을 맞았다. 17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의 가족이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이 18일로 500일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자발적 출국을 담당하는 부서를 국방부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가자 주민을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 아랍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가자지구를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가자 주민의 이주를 돕는 부서를 국방부 산하에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3국으로의 이주를 원하는 주민은 육해공 어느 경로를 택해 출국하더라도 광범위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가자지구를 변화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전념하고 있다”며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에는 하마스와 하마스 이전에 가자를 통치했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모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
2023년 12월 이스라엘 산업계가 ‘가자 2035 비전’ 프레젠테이션(PT)이라는 이름 하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에 제안한 가자지구의 전쟁 후 모습.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합성 이미지로 가자지구를 고층 빌딩이 즐비한 자유무역항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담겼다. 사진 출처: ‘가자 2035 비전’ 프레젠테이션 화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이스라엘 소셜미디어 등에선 고층빌딩이 즐비한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한 가자지구의 미래를 구현한 이미지들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18일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 이미지는 전쟁 발발 약 두 달 뒤인 2023년 12월쯤 이스라엘 산업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건의한 가자지구 재건 계획인 ‘가자 2035’ 재건안 프레젠테이션(PT)에 담겼던 내용이다. 가자지구에 전기차 생산 인프라를 세우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 중인 ‘네옴시티’ 신도시와의 개발을 연계한다는 안 등이 담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대한 우려는 미국 공화당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17일 미 의회 대표단 자격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가자지구를 점령하려는 의욕이 없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이스라엘군이 최근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대규모 군사 작전을 이어가면서 이곳 주민 약 4만 명이 강제 이주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1967년 서안을 점령한 뒤 최대 규모의 민간인 이주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가자지구와 서안 양쪽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
1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 일대의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3년 10월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가자지구가 사실상 폐허가 됐다며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미국이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베이트라히야=AP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군은 최근 서안 내 제닌, 툴카렘, 투바스 등에서 하마스 지지 세력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를 소탕한다는 이유로 가옥 수백 채를 부수고 도로, 수도관, 전력망 등을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서안 주민 또한 이스라엘의 강압에 못 이겨 속속 이곳을 떠나고 있다는 것.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확성기로 주민들에게 “당장 떠나지 않으면 사격하겠다”는 방송을 거듭 내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 말 네타냐후 총리가 세 번째 집권한 후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어, 더욱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고 NYT는 진단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