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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진서야, 쉬어! 올해는 형이 끝낸다"…박정환, 농심신라면배 첫승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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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홍민표 감독(가운데)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박정환 9단(왼쪽)과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이 승부를 복기하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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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진서야, 올해는 쉬어. 이번엔 형이 끝낼게.'

박정환 9단이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5연패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18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제11국에서 박 9단이 일본의 주장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백불계로 꺾고 이번 대회 첫 승전보를 올렸다.

이날 대국은 160수까지 이어졌지만, 초반 50수가 되기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된 박 9단의 완승국이었다. 초반 좌하귀와 하변에서 벌어진 첫 전투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한 박 9단은 조금의 추격도 허용하지 않고 집 차이를 벌려 비교적 쉽게 상대의 항복을 받아냈다.

13년 연속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하고 있는 박 9단은 그야말로 한국 국가대표 중의 대표다. 다만 지난해 신진서 9단이 기록한 6연승의 대역전극이나 과거 이창호 9단이 벌인 '상하이 대첩' 같은 극적인 우승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우승의 순간에는 대부분 '아우' 신진서 9단이 무대 중앙에 섰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박 9단의 각오는 남다르다. 신진서 9단을 승부의 무대에 세우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한국의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것이다. 박 9단은 지난 16일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상하이에 도착한 직후 "이번 대회 목표는 3승"이라고 분명히 전했다.

박 9단이 그동안 농심신라면배에서 올린 최다연승 기록은 4연승이다. 하지만 올해는 3연승만 거둬도 자신의 손으로 한국 우승을 일궈 낼 수 있다. 이날 1승을 챙겼으니 이제 필요한 것은 2승뿐이다. 상대는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과 딩하오 9단. 그중 리쉬안하오 9단과 19일 오후 3시(한국시간) 반상을 마주한다. 역대전적에서는 박 9단이 3승2패로 앞서 있다. 최근 대결에서도 2연승을 달리는 중으로, 그다지 두렵지 않은 상대디.

리쉬안하오 9단보다는 다음 상대인 딩하오 9단이 한국 우승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박 9단이 역대전적에서 2승3패로 뒤져 있고, 최근 3연패 중인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 승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박 9단은 어느 때보다 기세등등하다.

이날 국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 9단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초반에 바둑이 잘 풀려 승리할 수 있었다"며 "내일 만나는 리쉬안하오 9단과의 대국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바둑을 두겠다"고 밝혔다. 리쉬안하오 9단을 '초반 연구가 잘돼 있고, 인공지능으로 공부를 많이 한 선수'라고 분석한 박 9단은 "초반 포석을 나쁘지 않게 짠 뒤 중반 승부처에서 득점하는 방향으로 승리를 이끌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9단의 목표대로 3승을 거두면 한국은 역대 농심신라면배 17차례 우승과 함께 최근 5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루게 된다. 게다가 상하이에 함께 날아온 신진서 9단이 한 판도 두지 않고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대표팀은 우승상금 5억 원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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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혁 9단(오른쪽)과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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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제8국에서는 유창혁 9단이 일본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을 맞아 302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12집반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를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우승을 결정지었던 유 9단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최후의 1인으로 남아 대회를 책임지게 됐다. 유 9단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차오다위안 9단이다. 상대전적에서는 유 9단이 3승2패로 앞서 있다. 농심백산수배 우승상금은 1억 80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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