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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소방청장 "이상민 지시 불명확"…'단전·단수 의혹' 입장 미세 조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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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곤 소방청장, 국회 행안위서 '단전·단수 의혹' 답변

"이상민이 단전·단수 명확하게 지시했다고 이해하지 않아"

'경찰 요청 오면 협조하라 했다' → '요청 오면 적절히 조치하라 했다'

미세하게 달라진 설명…경찰, 이상민·소방청장 집무실 등 압수수색

노컷뉴스

허석곤 소방청장.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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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허석곤 소방청장이 "(당시) 저는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를 명확하게 지시했다고는 이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묻는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허 청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행안위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계엄 당시 이 전 장관이) 경찰에서든, 어느 기관에서든 주요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할 때 소방청이 협조하라는, 이런 지시가 있었느냐"고 묻자 "약간 그런 뉘앙스였다"고 밝혔다.

때문에 허 청장의 이날 답변을 놓고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허 청장은 당시 통화 내용과 관련 "이 전 장관이 단전·단수를 요청받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나서 (이 전 장관이) 언론사 다섯 곳을 언급하면서 경찰의 투입·봉쇄, 이런 얘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이야기가 있고 나서 요청이 오면 소방에서 적절하게 조치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허 정장은 이런 전화를 받고 "경찰에서 단전·단수 요청이 저에게도 올 수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결국 명확하게 단전·단수 지시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이지만, "요청이 오면 소방에서 '적절하게 조치하라'고 했다"는 대목은 앞선 국회 발언과는 미세하게 다르다. 허 청장은 지난달 13일 국회 출석 때는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고 했다"고 이 전 장관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경찰에서 요청이 오면 적절히 조치하라는 게 단전·단수 지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단전·단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같은 날 이 전 장관의 자택과 집무실, 허 청장과 소방청 차장의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도 윤석열 대통령 공소장에 관련 조사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조치사항이 담긴 문건을 보여줬다.

해당 문건에는 '밤 12시쯤 A신문, B신문, C방송사, D방송사, E여론조사 기관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기재됐다.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이 전 장관은 내란 당일 오후 11시 34분쯤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조치 상황 등을 확인한 뒤 11시 37분쯤 허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검찰은 봤다. 이 전 장관은 허 청장에게 "밤 12시쯤 A신문, B신문, C방송사, D방송사, E여론조사 기관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대통령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게 있다. 그 쪽지 중에는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도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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