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
클카르니 리게티 CEO 인터뷰
양자컴, 고성능·저전력 강점
4~5년후 상업 서비스 나올것
가상화폐 해킹 당분간은 불가
양자컴 기술, 반도체와 유사
반도체 강한 韓 기업에 기
클카르니 리게티 CEO 인터뷰
양자컴, 고성능·저전력 강점
4~5년후 상업 서비스 나올것
가상화폐 해킹 당분간은 불가
양자컴 기술, 반도체와 유사
반도체 강한 韓 기업에 기
![]() |
수보드 쿨카르니 리게티컴퓨팅 CEO가 양자 컴퓨터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덕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금의 양자 컴퓨팅 시장은 1960년대 반도체가 신사업으로 등장하던 상황과 유사합니다. 5년 내에 상업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미국 최고 명문 주립대인 UC버클리 근처에 위치한 양자 컴퓨팅 기업 리게티컴퓨팅 본사에서 만난 수보드 쿨카르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양자 컴퓨팅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게티는 IBM 출신 물리학자 채드 리게티가 2013년에 창업한 회사다. 아이온큐·디웨이브와 함께 대표적인 양자 컴퓨팅 상장 기업이다.
쿨카르니 CEO는 “과거 반도체 기업들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는 지금 양자 컴퓨팅 기업들이 칩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비슷하다”면서 “반도체에서는 실리콘 산화물을 사용하고, 우리와 같은 초전도체 방식에서는 알루미늄을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기본 원칙은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한 리게티에서 10여 대의 양자 컴퓨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리게티의 앤카-3는 84큐빗으로 99.5%의 2큐빗 게이트 중앙값 정확도(fidelity)를 달성했다.
이 컴퓨터들은 모두 실제로 작동되는 것들로 아마존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또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정부기관,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양자 컴퓨팅을 연구하는 대학과 연구소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전반의 상업화가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란 질문에 쿨카르니 CEO는 “지금 모든 양자 컴퓨팅 기업이 100큐빗 정도에 머물러 있다”면서 “솔직히 상업적 타당성을 보여줄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4~5년이 지나면 양자 우위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대략 1000큐빗으로 99.8~99.9%의 정확도와 30~40나노초의 게이트 스피드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우위란 기존 컴퓨터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양자 컴퓨터의 압도적인 계산력을 뜻한다.
![]() |
양자 컴퓨팅에서 리게티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칩렛이다. 양자 컴퓨팅에서 사용하는 칩을 하나의 다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칩을 모아서 결합시키는 것이다. 칩렛 방식은 반도체 업계에서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팅에서도 작은 칩에서 정확도와 성능을 제어하는 것이 훨씬 쉽다”면서 “수천 큐빗에서 수십만 큐빗까지 확장하는 유일한 논리적 방법은 칩렛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리게티는 현재 칩렛 방식으로 개발을 하는 유일한 회사다.
양자 컴퓨팅은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연산을 하는 장치다. 다만 반도체를 이용해 0과 1로 환산해 연산하는 고전 컴퓨팅과 달리 양자역학적인 방법으로 연산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래서 양자 컴퓨팅에 사용되는 칩을 양자처리장치(QPU)라고 부른다. 양자 컴퓨터가 거대한 크기를 갖는 이유는 초전도 상태를 만들기 위해 칩을 극저온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쿨카르니 CEO는 QPU가 기존 CPU·GPU와 공존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은 집에서 쓰는 컴퓨터가 아니다”면서 “이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술이고, CPU와 GPU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공존하는 것처럼 QPU도 공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팅이 비트코인을 비롯해 암호 체계 전반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을 묻자 쿨카르니 CEO는 “양자 컴퓨팅으로 암호화를 뚫는 것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응용 분야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당장 비트코인이 양자 컴퓨팅으로 해킹을 당하지는 않겠지만 기업들은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인수분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양자 컴퓨팅이 할 수 있는 가장 잠재력이 큰 분야가 암호 해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에너지 측면에서 양자 컴퓨팅의 강점도 강조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의 큰 장점 중 하나가 낮은 전기 소비량”이라며 “장기적으로 인공일반지능(AGI)이 실현되려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양자 컴퓨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게티가 만드는 초전도체 방식의 양자 컴퓨팅은 구글, IBM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사용한다. 그는 리게티의 모듈화를 강점으로 꼽았다. 리게티는 반도체부터 냉각 장치, 알고리즘까지 양자 컴퓨팅의 여러 기술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기술력을 갖춘 다른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류 수정에서는 영국 업체인 리버레인과 협력하고 있다. 쿨카르니 CEO는 “우리는 모듈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특정 분야 기술력이 더 우수한 기업이 나온다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