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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금)

[기고] e스포츠 산업 ‘글로벌 리더’ 필요충분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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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 국제e스포츠진흥원 전문위원

아시아경제

김현철 박사(국제e스포츠진흥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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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기관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은 2023년 기준 1,839억달러(한화 약 247조원) 규모이며, 2026년에는 2,070억달러(한화 약 27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11억명 이상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역시 이용자 수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의 경우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평균 16.0%로 꾸준히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2022년에는 22조2,149억원으로 2021년 20조9,913억원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한국콘텐츠진흥원)’는 나타내고 있다.

e스포츠 글로벌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3억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시장 규모는 57억달러(한화 약 7조6,000억원)로 연평균 7.1% 성장률(CAGR)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e스포츠 시장도 2024년 약 2억9,700만달러(한화 약 4,000억원)에서 2028년 3억8,8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로 6.95%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보일 것으로 시장 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e스포츠 산업은 결코 장밋빛이 아니다. 스폰서십 및 광고 등 변동성이 큰 수익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 종목과 선수·구단의 인기가 회사 매출과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산업이 성장하려면 투자 비례 수익의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게임단 예산이다. 게임단 예산에는 스폰서십과 같은 기업 후원, 선수 연봉, 구단 인프라 등이 포함돼 있다. 2022년 게임단 예산을 살펴보면 963억원으로 전체 산업 규모의 63%에 이르며, 스폰서십이나 광고비는 94억원으로 2021년(139억원) 대비 오히려 32% 감소했다.

스폰서십은 구단 성적이 저조하거나 팬층이 축소될 경우 언제나 철회될 수 있는 리스크로 존재하고 있다. 실제 중국 주권 및 영토의 무결성을 지지하는 포스팅 논란 이후 Gen.G 구단에 대한 여러 기업의 스폰서십이 철회된 사례도 있다.

게임단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 연봉도 문제다. 최근 e스포츠 선수들의 몸값에 대한 거품도 있지만, LCK 팀별 상위 5명의 연봉 총액이 불과 2년 만에 71%가 늘어났다. 이는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연봉이 올라갔지만, 인기 있는 거물급 선수를 영입해 팬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도 배경이 되고 있다.

매출 대비 저조한 수익 역시 문제다. 2021년 게임사 등이 방송·대회·선수·게임단 운영 등에 투자한 금액은 839억원이었지만, 수익은 투자금액의 39%인 329억원에 불과했다. 2022년도에는 투자금액이 703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줄었으며, 수익은 투자금액 대비 28.3%인 199억원이었다.

e스포츠 산업은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 문제는 다른 스포츠 산업과는 매우 다른 구조다. 아무리 성장하는 e스포츠 산업이라도 게임 구단 운영 적자가 지속된다면 e스포츠 산업은 축소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 e스포츠 수익배분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e스포츠는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가 모든 IP(지식재산권)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파생 상품이나 서비스 확대에 큰 제약으로 존재한다.

참가비를 내고 리그에 진입한 후, 리그에서 창출된 매출의 50%를 배분하는 구조에서 디지털콘텐츠 기반 수입을 배분해 게임 매출 일부를 받을 수 있게 한 라이엇게임즈의 새로운 수익모델 방안은 게임단 예산에 부담을 느끼던 구단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 게임사들이 트렌드와 기술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은 e스포츠 경기를 쉽게 시청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은 더욱 몰입감 있는 e스포츠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기 분석, 선수 훈련, 전략 개발 등은 더욱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e스포츠 플랫폼 발전도 e스포츠에 대한 접근의 편리와 다양한 방식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기술 혁신과 발전은 e스포츠 산업의 성장 기회와 새로운 리더를 만들고 있다.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는 산업과 수익구조에 대한 개선 노력, 그리고 트렌드와 기술변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 등이 e스포츠 종주국 위상과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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