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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패러디와 다큐로 그린 시대상…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계엄' 그린 '구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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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31편 중 마지막 6편

연극 '구미식'·'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 등

뉴시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제17회 한국예술문화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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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작품 속) 청년이 겪는 혼란스러움은 2025년 대한민국이 맞이한 초현실적인 상황과 닿아있습니다. 작품에서는 '구미식'의 삶이 아니라 어떤 삶을 만들어가야 하는 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극 '구미식'의 전인철 연출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제17회 한국예술문화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5차 시기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31편 중 마지막 6편을 소개했다.

이 중 연극은 '구미식'과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 등 2편이다. 각 서양 고전 패러디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대 모습을 그려낸다.

'구미식'은 산업 근대화의 부흥과 쇠락, 동시대의 혼란한 정치·사회적 상황을 상징하는 공간인 가상의 지방 도시 구미시를 배경으로 한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등 고전을 패러디해 주인공인 톰 윌리엄스가 가상의 국가지도자인 '행복한 동상'과 마주치며 겪게 되는 이야기다.

전인철 연출가는 '구미식'에 대해 "톰이라는 인물이 구미에서 큰 동상을 보게 된다. 그 동상은 계엄령을 내렸고, 총에 맞아 죽어간 독재자였다. 톰이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게 된다"고 소개했다.

극 중 '행복한 동상'이 박정희로 155 새마을운동기념공원 내에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가운데 전 연출가는 "독재자가 만든 도시, 그 도시에서 태어난 청년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우리 삶의 방식이 건강한가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계엄이라는 키워드는 12.3 비상계엄과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극을 준비할 때만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이다.

전 연출가는 "처음 대본을 정리한 건 3년 전이다. 1년 전에 지금 대본 형태로 창작산실에서 공연하기로 결정됐다"며 "'40여 년 전에 죽은 독재자의 이야기를 2025년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만나게 할까'가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계엄이 내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이 2025년의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의 상황과 자연스럽게 맞아졌다"고 멋쩍어했다.

'구미식'은 2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연극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는 1960~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자행된 조작 간첩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이보람 작가는 "극이 독백으로 주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실제 피해자들이 느낀 고립감을 독백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라며 "2막과 3막에서 나타나는 조력자들을 통해 연대감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는 2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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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창작산실 5차 참여작품 라인업(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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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외에도 음악 2편, 무용 2편 등 다양한 형식의 무대가 관객을 만난다.

'사라지네'는 동명의 원작 연극의 연출과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5개 옴니버스 형식의 창작 음악극이다. 역사적 고증에 관한 5개 에피소드의 음악을 4명 작곡가가 각각 다른 시대와 국가의 실제 있었던 이야기, 역사적 현상을 기반으로 작곡했다. 이연승 작곡가는 "청춘들에게 좀 더 다양하고 시청각적인 예술 작품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의 음악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에 관하여'는 소리를 듣는 현상적인 경험과 컴퓨터 발생음이 만들어낸 물리적인 진동을 음악적으로 증폭시켜 표현하는 연주 작품이다.

인간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춤으로 포착한 무용 2편도 무대에 오른다.

'갓세렝게티(God : Serengeti)'는 인간의 진화와 문명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담고 있는 창작 발레 작품이다.

'타임 이즈 스페이스 스페이스 이즈 타임(TIME IS SPACE SPACE IS TIME)'은 시간과 공간, 기억,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며, 신체와 오브제, 빛을 활용한 다채로운 시각적·감각적 표현을 무대 위에서 펼쳐낸다.

창작산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 신작을 발굴하는 지원사업이다. 앞서 31개의 올해의신작 중 25개 작품을 선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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