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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15년된 폐가에 버려진 로댕 연인의 ‘이 작품’… 47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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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프랑스 여성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 작품.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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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파트에서 우연히 발견된 프랑스 여성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 ‘성숙의 시대’가 16일(현지 시각) 프랑스에서 310만유로(약 47억원)에 낙찰됐다고 AFP 등이 전했다. 경매 추정가는 150만~200만유로(23억~30억원)로 추정됐지만 6명이 치열하게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 310만 유로에 팔렸다. 구매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노파가 늙은 남성을 끌고 가는 모습과 무릎 꿇은 젊은 여성이 간청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클로델이 그의 연인인 오귀스트 로댕과 결별한 후 제작한 대표작으로, 미술사학자들은 이 작품이 클로델과 로댕의 이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해석한다. 이 작품의 다른 버전들은 현재 파리 오르세미술관과 카미유 클로델 미술관에 전시됐다.

이번에 경매에 오른 작품은 파리 에펠탑 인근의 15년간 방치된 아파트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경매사 마티유 세몽은 “지난해 9월 버려진 아파트에서 먼지 덮인 시트를 들어 올리다 이 작품을 발견했다”며 “발견이라기보다는 만남에 가까웠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 1세기 이상이나 사라졌던 이 청동 작품은 여전히 놀라운 품질을 보존하고 있다”고 했다.

클로델(1864~1943)은 19세기 말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다. 그는 로댕의 작품 제작에도 참여했으며 독자적인 작품 활동도 활발히 했다. 많은 미술사가들은 클로델의 예술적 재능이 로댕과 대등했다고 평가한다.

클로델은 뛰어난 작품 외에도 비극적 생애로 잘 알려져 있다. 클로델은 1913년 오빠의 결정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의사들과 지인들이 그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증언했음에도, 가족의 뜻에 따라 1943년 사망할 때까지 30년간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다.

이런 그의 삶은 여러 영화의 소재가 됐다. 1989년 제작된 영화 ‘카미유 클로델’은 아카데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13년에는 줄리엣 비노슈가 주연한 전기영화가 제작됐다.

클로델의 작품은 최근 미술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그의 작품 ‘버림받은 자’는 파리 경매에서 410만달러(약 55억원)에 낙찰됐다. 2013년에는 청동 조각 ‘왈츠’가 800만달러(약 115억원)에 판매된 바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로댕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클로델은 로댕과 헤어진 후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파기했고, 그가 남긴 작품은 많지 않아 희소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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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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