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18주년 맞이한 소회는
연기 인생 2막, 어떻게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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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멜로무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담은 로맨스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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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무비'를 지금 이 시점에 만난 것은 행운이에요." 배우 박보영이 연기자 인생의 2막을 열었다.
박보영은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멜로무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담은 로맨스다.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있지만 꿈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가 따뜻한 설렘과 공감을 선사한다. '스타트업' '호텔 델루나' 등을 연출한 오충환 감독과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청춘 로맨스의 진수를 선보인 이나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중 박보영은 영화를 싫어했지만 영화감독이 된 김무비 역을 맡아 한층 더 깊어진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이날 박보영은 "열심히 반응을 찾아봤는데 검색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라면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좋은 반응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보영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는 '로코퀸' '멜로퀸'이다. 그간 박보영이 로코 장르에서 평소 목소리와 톤, 텐션을 올려 보다 발랄한 이미지를 완성했다면 '멜로무비'에서는 평소의 톤을 유지하고 새로운 모습을 찾았다. 박보영은 "이 배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 자체로는 굉장히 좋다. 이전에는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을 부릴 때였다. 당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공개 전이었는데 저의 어떤 모습을 보고 이 대본을 주실지 생각할 정도였다. 대본이 너무 좋았고 무비의 서사가 뒤에 잘 풀린다고 생각했다. 앞부분의 무비도 매력이 있다"라면서 작품을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작가와 감독, 또 최우식이라는 조합은 박보영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이번 작품에서 박보영은 영화 감독 역할을 맡았고 더 익숙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그는 "드라마 현장도, 영화 현장도 비슷비슷하다. 제가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다. 익숙한 마음으로 갔고 쫑파티 때 그렇게 커플들이 나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제가 눈치를 채는 경우도 있다. '멜로무비'를 하던 중 스태프들 중 한 친구가 카메라 팀과 연애를 하고 있었다. 매니저보다 현장을 빨리 알고 있었다"라면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박보영은 이나은 작가의 대본을 떠올리며 "현실적인 사랑과 청춘들의 이야기가 참 잘 다룬다. 대사가 담백한데도 공감이 많이 되는데 울림도 있다. 멜로가 주인 것 같으면서도 각자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또 자기의 아픔을 대면하고 성장하는 부분을 잘 그린다고 생각한다"라고 장점을 짚었다. 특히 모녀 간의 대화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떠올린 박보영은 "엄마에 대한 사랑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데 엄마와 마주하며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는, 좋은 마무리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배우와 캐릭터는 얼마나 닮았을까. 이에 박보영은 "무비의 대놓고 가시를 세우고 시니컬한 모습이 저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도 그 안에서 고민하고 엄마와 대화하는 장면이 닮았다. 잘 표현하고 싶었던 지점이다. 엄마는 무비가 예쁘게 나와서 좋다고 했다. 감독님 짱이라고 했다. 엄마가 뭔가를 느낄 줄 알았는데.(웃음)"라고 전했다.
박보영은 여전히 사랑의 힘을 믿는단다. "저는 사람들이 세상을 사는 원동력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보려고 해다. 사랑이라는 것이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라 애정 등 모든 것들이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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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은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멜로무비'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담은 로맨스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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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호흡한 최우식에 대한 이야기도 길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박보영은 그간 다양한 상대 배우를 만났지만 동갑내기 배우와의 호흡은 처음이다. 이에 박보영은 "너무 좋은 동료 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고 즐겁다. 우식씨와 초반에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더 어려웠다. 오빠거나 동생이면 접근 방식이 쉬웠을 텐데. 서로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닮은 지점도 많았고 너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빨리 친해졌다. 현장이 금방 풀렸다"라고 돌아봤다. 편안한 소통 과정은 서로가 함께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됐다. 최우식을 향한 고마움을 전한 박보영은 "우식씨가 처음에 노력을 많이 해줘서 고마웠다. 그 친구도 굉장히 내향적이고 걱정인형이다. 저도 걱정이 많은데 저보다 많은 사람은 처음 봤다. 이러지 말고 서로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박보영이 연기자로서 바라본 최우식은 '좋은 배우'다. "최우식은 순발력이 정말 좋아요. 현장에서 대본 속 글을 그대로 옮기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변형을 하죠. 그럴 때 최우식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요. 또 배려심도 너무 많아요. 장난기도 많아서 겸과 우식이 꽤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몸도 정말 잘 쓰는데 그런 부분에서 질투가 날 정도라니까요."
박보영은 극중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직후 사라진 고겸을 용서한 이유에 대해 김무비의 입장에서 이입해 이해했던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유 있는 사라짐이라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아까 잘생긴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했는데. 귀엽고 재밌는 사람이 이상형이 됐다. 최우식은 귀엽고 재밌는 타입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흡연 신을 두고선 "이렇게 많은 사공이 있었던 것은 처음이다. 감독님 등 다들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감정신보다 힘들었다. 컷을 하면 사람들이 뭐가 잘못됐는지 너무 말을 많이 했다. 버릇들이 각자 있는데 다들 말을 해줬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최고의 자연스러움을 뽑아내려고 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올해 데뷔 18주년이지만 박보영은 여전히 다양한 시도에 목마르다. 전작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호평을 받았고 '조명가게'가 국내외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 만큼 '멜로무비'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냐고 묻자 박보영은 "'멜로무비'도 잘됐으면 좋겠다. 항상 (제 작품들이) 잘 되길 바란다. 생일 소원으로도 잘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가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느낀 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흥행 부담감 같은 것은 없지만 바람은 늘 있다"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또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도 고백했다. "이번에도 교복을 입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동안 이미지의 장점은 남들보다 할 수 있는 지점이 길다는 거지만 단점은 그만큼 느리는 거예요. 예전에는 긴 시간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빠르다고 느껴요. '멜로무비' 속 제 모습이 성숙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기대와 설렘이 있었어요."
곧 데뷔 20년차를 앞두고 있는 박보영, 연기자의 2막을 맞이할 시기도 하다. 이를 두고 박보영은 "지금이 저의 2막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밝은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이전에는 욕심이었다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나 '조명가게'까지 해 나가고 있다. 대중이 그런 제 모습을 잘 봐 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배우들의 욕심일 것"이라고 전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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