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중고 신입 PD 한도 역 맡아 호평
배우 정성일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트리거'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놈들의 이야기. 똘끼와 독기가 충만한 '트리거' 팀이 나쁜 놈들을 까발리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저돌적인 모습으로 쾌감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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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이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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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공개 후 반응을 묻는 질문에 "저도 재미있게 잘 보고 있고, 주변에서도 잘 보고 있다고 하더라. 김혜수와 주종혁에게 '너무 잘한다'고 했다. 모니터 하면서 또 한 번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인 하도영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사극 '전란'에서는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 선봉장 겐신 역을 맡았다. 그런 그가 '트리거'에서 중고 신입 PD 한도 역으로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정성일은 "저를 '비숲'이나 '더글로리'로 많이 알고 있고, 계속 그런 대본들이 들어왔다. 수트를 입는 캐릭터들이다. 한정 짓고 싶진 않아서 고사를 했던 작품이 있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펙트럼을 넓혀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제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트리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정성일은 '트리거' 팀에 불시착한 중고 신입 PD 한도 역으로 분했다. 팀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던 한도가 1차원적이지만 점점 사명감을 지닌 PD가 되어가는 과정을 진중하게 담아냈다.
정성일은 "한도는 혼자 있길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하고 외톨이고 개인주의다. 남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고립형 인간을 많이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 눈을 잘 못 마주치기도 한다.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MZ PD'라는 설정에 대해서도 "제가 생각하는 MZ는 자기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도가 MZ이지 않을까.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 말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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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이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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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의 비주얼 변신이 화제가 됐다. 전작에서 각잡힌 정장을 입었던 그는 덥수룩한 헤어스타일과 후드 티셔츠등 내추럴하고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소화했다.
정성일은 "수트 입은 모습을 많이 알지만, 제가 평소에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운동화에 청바지, 후드티셔츠 같은 편한 옷을 좋아한다. 제 옷도 있다. 평소에는 수트를 입고 다니지는 않는다"며 "수트를 입었을 때보다 편하고, 감정 표현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도가 사탕을 계속 물고 있거나, 새끼 손가락에 칠한 매니큐어 등 디테일한 설정에 숨겨진 뜻도 이야기 했다. 사탕은 불안감의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매니큐어는 어릴 적 아버지 때문에 생긴 손가락 흉터와 관련이 있다.
정성일은 "사탕은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입안에 꽂혀있는데, 뒤로 갈수록 사탕을 물고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한도가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 흉터는 남이 쳐다보면 신경 쓰는 것을 뛰어넘어 '나는 너희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 때 사탕을 엄청 먹었다. 저도 사탕을 좋아해서 내내 물고 있다가, 나중에 노슈가로 바꿔달라고 했다"고 웃었다.
옥의 티(?)도 있었다. 한도의 이력서에 '90년대생'으로 표기돼 있어 '트리거'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 방송에서 김혜수는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말하기도. 실제 정성일은 1980년생이다.
정성일은 "저도 피해자다"라며 "지금 제 나이에서 5살 어린 정도를 생각했다. 방송을 보는데 이력서에 90년생이라고 해서 저도 놀랐다. 신경을 쓰지 않았다. 중고 신입 낙하산 PD에 초점을 맞췄고, 90년생은 여파가 있더라. 주변에서 욕을 많이 먹었다. 저한테는 크게 와닿진 않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만약 90년대생인 것을 알았으면 못했을 것 같다. 다른 식으로 접근을 했다"고 웃었다.
'트리거'는 각종 사건, 사고를 소재화 해 탐사 보도하는 프로그램 '트리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범죄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많다.
탐사보도 프로그램 PD들의 팀이라는 설정에 맞게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고양이 유기와 초등생 살인, 사이비 종교, 건설사 비리와 건물 붕괴, 연예인의 미스터리한 죽음 등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겹쳐지기도 한다.
정성일은 "배우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가장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간 부분이다. 그 안에 있는 소재가 누군가의 트리거가 되면 안된다. 그 깊이를 어떻게 다룰건지 감독이 정하는 것이지만, 배우가 그 사건을 대할 때 장난 없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트있고 유머러스하게 작품을 이끌 때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사건을 연기할 때는 조심스럽고 마음이 좋지 않다. 그 부분을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매 사건 분노했다는 그는 "특히 고양이 사건이 힘들었다. 그 사건이 초반이기도 했고, 할아버지 일이라던지,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트리거'에서 그가 연기하는 한도는 성장캐다. 오소룡 팀장과는 무심한 듯 다정하고 따뜻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으며, 기호에게는 동등한 PD로 다가가면서 그들과 한 팀이 되어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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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이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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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처음에는 갇혀있고 남의 눈도 안 쳐다보다가, 사람들을 대하는 말투나 눈빛이 달라지고 팀원들이 한 명씩 눈에 들어온다. 지난주 방송에서 '우리'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 안에 있던 피디와 작가들을 우리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우리 안에 내가 없었다는 것에 화가 난다. 혼자에서 단체 안에 속할 수 있게 되면서 한도의 변화를 이끈다"고 한도의 성장을 이야기 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정규직 PD 한도와 비정규직 기호는 동료인 동시에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성일은 "저는 실제로는 기호(주종혁) 캐릭터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호는 좋은 대학을 못 나왔고 비정규직으로 시작한다. 사회로 빗대면 능력치보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언젠가는 정규직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산다. 저도 그런 마음이 기호와 같았다"고 자신의 모습을 반추했다.
그러면서 "기호가 정규직이 된다. 오소룡 팀장에게 '내일 정규직 시켜준다'며 울면서 이야기 할 때 현장에서 너무 울었고, 그 때 (주)종혁이의 연기가 좋았다. 방송에서는 그 현장만큼 담기지 않아 아쉽기는 했는데, 기호가 가장 뭔가 세게 줬던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트리거'는 19일 마지막 11, 12회차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정성일은 "마지막회에 오소룡과의 관계, 추자현 생존 여부 등 모든 이야기가 다 나온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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