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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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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된 금 선물의 최근 월물로 이뤄진 스탠다드푸어스(S&P) GSCI 골드 지수는 최근 한 달간 4.53%(1615.63→1688.8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금 시세가 반영된 KRX 금현물지수는 22.69%(3023.28포인트→3704.98포인트) 치솟았다.
가상자산에 이어 금 역시 국내 가격이 해외 시세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무역 전쟁 가능성에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수요가 몰리고 있었는데 한국조폐공사가 여기에 불을 붙였다. 지난 11일 은행권에 골드바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이 금 사재기에 나섰고, 지난해 이맘때쯤 하루에 1억~2억원가량 팔리던 골드바는 이달 13일에만 108억원어치가 나갔다.
국내외 금 가격이 벌어지면서 금 ETF의 수익률도 갈렸다. 금치 프리미엄을 타고 ACE KRX금현물은 최근 일주일간 10.84% 뛰었다. 기간을 더 넓혀보면 1개월 23.82%, 3개월 36.45%, 6개월 47.12%의 수익률을 냈다.
반대로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골드선물(H)과 TIGER골드선물(H)은 일주일간 0.5% 오르는 데 그쳤다. 1개월로는 약 4%, 3개월로는 약 11%, 6개월로는 약 15% 상승했다. 같은 금 ETF인데도 6개월 수익률이 3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ACE KRX금현물 ETF 자체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ETF 가격이 기초 자산인 금 가치보다 더 많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기초지수인 KRX 금현물지수도 금치 프리미엄으로 고평가된 상태인데 ETF 가격이 이보다 더 많이 올라 ‘이중 거품’이 낀 셈이다. 전날 기준 ACE KRX금현물 1주의 순자산가치는 2만2237.15원이었는데, 시장 가격은 이보다 1.40% 높은 2만2550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선 금치 프리미엄이 사라질 때 ACE KRX금현물 ETF 가격이 더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주도의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국제 금 가격의 강세 사이클은 유효하다”며 “이론가 대비 과도한 KRX 금현물의 프리미엄이 해소되기 전까지 금 투자는 금 선물 ETF를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ETF를 설계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KRX 금현물 ETF의 순자산가치는 기초자산 시장에서 발생하는 국제 금 시세와의 괴리가 포함됐다”며 “괴리율이 완화된다면 단기적으로 ETF에 충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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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ACE KRX금현물 가격이 껑충 뛴 배경에는 금치 프리미엄 외 다른 요소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째는 환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른 데다 환 헤지 비용도 나가지 않는 점도 금 현물 ETF의 높은 수익률에 일조했다. 금 현물 ETF가 환 오픈형인 데에 반해 금 선물 ETF는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등락을 없애기 위해 환을 헤지(Hedge·위험회피) 한 상품이다.
둘째는 현물과 선물 자체에서 오는 차이다. 현물은 금을 담고 있는 데에 반해,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에 거래하기로 한 계약을 담고 있다. 선물은 계약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다음 계약으로 갈아타면서 계속해서 만기를 연장한다.
주목할 건 금은 보관 비용 탓에 통상 최근월물보다 다음 근월물의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콘탱고’ 상황이 지속되면 금 선물 ETF는 롤오버(만기 연장)로 가치가 점차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금 현물 상품의 수익률이 높은 환경이 지속돼 온 배경이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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