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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금)

미·러 회담 앞두고 유럽 정상들 긴급 회동…"강요된 평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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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지 재확인

종전 협상에 우크라·유럽 참여해야

미국과 안보 협력은 지속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패싱을 조짐이 보이자 유럽의 주요국 지도자들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제쳐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서기로 하자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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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3시간 반가량 비공식 회동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회의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화협정을 위해 무엇을 약속할 의향이 있는지,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팽창주의와 미국 지원 보장 철회에 직면한 유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의 참석을 위해 파리에 도착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의 안보는 전환점에 있다"며 "우리는 긴박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방위비에 대한 급증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사와 함께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종전협상에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배제되어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표면적으론 전쟁 피해국인 우크라이나를 앞세웠지만, 향후 유럽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일에 유럽도 당연히 관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평화 협정에 대한 논의는 환영하지만, 우크라이나에 강요된 평화는 거부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의 당사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급한 종전 협상이 유럽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불행히도 러시아는 지금 유럽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너무 빠른 휴전은 러시아에 전열 재정비 후 우크라이나나 유럽 다른 나라를 공격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에 있어 유럽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우리는 대서양 횡단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유럽 파트너들은 더 큰 유럽 방어 역량을 위한 시기가 왔음을 깨닫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전액을 부담해야 하고 동시에 유럽에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매우 부적절하다(highly inappropriate)"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앞으로도 긴밀히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모든 보장에는 "미국이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고, 투스크 총리 역시 "유럽과 미국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숄츠 총리도 "유럽과 미국 사이에 안보와 책임의 분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나토는 우리가 함께 행동하고 위험을 공유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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