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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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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텔 일병 구하기' 구체화…K-반도체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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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인텔 경쟁력 강화 위해 물밑으로 TSMC 상대 압력

삼성 파운드리엔 적신호…HBM 두고 韓기업 압박 가능성도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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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도 조금 만들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것(반도체)이 대만에서 만들어진다.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 우리는 그 사업을 되찾고 싶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을 구하기 위해 대만 TSMC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 정부의 움직임에 국내 반도체 기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TSMC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력이 '미국 첨단 반도체 산업 재건'이라는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TSMC, 등 떠밀려 인텔과 협력 검토…"美반도체 도와 달란 것"

17일 업계에 따르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에 미국 인텔과의 협력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건 아니지만 대만 현지 매체는 TSMC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분사 예정인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IFS) 부문 주식 일부를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뉴스는 지난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텔 공장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산업 재건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박재근 교수는 "미국 정부가 TSMC에 어떤 요구를 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건 미국 정부가 이런 논의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 반도체 경쟁력을 잃어가니 TSMC가 이걸 올려 달라는 것이고 TSMC와 대만 정부 모두 고민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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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폭격 첫 표적은 대만, 다음은 한국 되나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칼 끝이 국내 반도체 업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파운드리 분야가 주요 타깃이었지만, 미국이 반도체 산업 재건을 원한다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완성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 역시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특히 AI칩의 핵심부품인 HBM의 경우 두 회사의 점유율이 95%를 육박한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TSMC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압력을 넣을 수 있다"며 "미국에 제대로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마이크론 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등에 직간접적으로 자국에 메모리 공장 건설, 특히 첨단 공정 구축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인텔과 TSMC의 협력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단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강경 발언의 맥락봐야"…"기회 될 수도"

다만 업계에선 TSMC와 인텔 파운드리 협력과 관련한 제약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 미국 정부가 물 밑에서 이렇게 드라이브를 거는 맥락을 읽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SMC가 대규모 적자를 내는 인텔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70%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인텔 역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금을 합의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할때 지분이나 의결권 중 50% 이상을 매각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현지 언론을 통해 압박 사실을 흘리는 것은 일종에 '협상 카드'라는 분석이다.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TSMC의 인텔 인수설의 경우 주요 국가 경쟁당국이 모두 승인을 해줘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현실화 가능성은 '제로'(0)"이라며 "그런데도 이런 내용들이 미국 현지 언론에서 계속 나오는 것은 미국 정부가 사전에 관련 분위기를 조성하고 업계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TF인터네셔널 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도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잇단 강경 발언은 협상 전략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의 칼날이 국내 반도체의 기업을 정조준 할 경우에도 이를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이종환 교수는 "미국 정부가 HBM 생산 시설을 미국에 확보하기 위해 삼성 등에 추가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의 수주를 전제로 HBM 설비 투자를 합의한다면 나쁠 것이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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