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데이터 '2024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
빚진 자영업자 10곳 중 1곳 폐업…평균 연체액 568만원
카페 소상공인들 직격탄…내수 위축·커피플레이션 이중고
한은 NSI 14일 기준 99.22…여전히 경제심리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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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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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수 위축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빚을 진 자영업자 가게 10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 대표적으로 카페 사장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원두값마저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카페 매출은 3개월 만에 10% 가까이 뚝 떨어졌다. 주저앉은 소비심리를 되살리려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완화적 통화정책 운용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7일 한국신용데이터 '2024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사업장은 모두 362만2000개다. 이 가운데 86.7%(314만개)는 빚이 있어도 일단 정상 영업 중이지만 13.3%(48만2000개)는 국세청 신고 기준 폐업 상태였다. 폐업한 사업장의 평균 연체액은 568만원, 평균 대출 잔액은 6185만원이었다.
자영업자들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만큼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소상공인 사업장 1개당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0.57% 줄어든 1억7882만원이었다.
업종 중에서도 카페 자영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4분기 카페 매출은 전 분기보다 9.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도 1.3% 적은 수치다. 패스트푸드와 술집 매출도 전 분기보다 각각 1.8%, 1.7% 뒷걸음쳤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경제·정치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기호식품인 커피, 술 등부터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환율과 이상 기후로 인한 인플레이션도 카페 시장을 덮쳤다. 원재료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커피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끊은 것이다.
작황 부진으로 국제 원두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한은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 증가율은 지난해 8월(68.2%)부터 △9월 93.5% △10월 86.7% △11월 91.3% △12월 95.4% 등으로 계속 뛰었다. 대형 업체에 비해 구매력이 떨어지는 소상공인은 고공 행진하는 원두 값에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문제는 비상계엄 이후 주저앉은 소비심리와 고환율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공개된 한은 뉴스심리지수(NSI)는 지난 14일 기준 99.22로 집계됐다. NSI는 대표적인 소비 선행지수로 100보다 낮으면 경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도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41.7원으로 2월에도 줄곧 144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지난달 수입물가도 넉 달 연속 상승세다.
떨어진 경기 심리를 회복시키려면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에 적정한 규모로 핀셋 재정 정책이 더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조원 규모 추경은 올해 말부터 내년에 걸쳐 성장률을 20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 낮은 금리 환경은 소비가 눈에 띄게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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