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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우승 비결? 연습 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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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15번째 정상 이끈 김단비

조선일보

김단비(35)는 역시 김단비였다. 여자 프로 농구(WKBL) 우리은행 주장. 2024-25시즌을 앞두고 팀의 대대적인 전력 공백 속에서도 굳건히 중심을 잡은 그는 팀의 통산 15번째 정규 리그 우승을 이끌며 ‘리더’의 진면목을 보였다.

지난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WKBL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을 46대44로 꺾고 21승 8패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 후보’로 거론되던 우리은행이 일궈낸 ‘이변’이었다. 김단비는 “우승할 거라고는 팀에서 아무도 예상 못 했다. 연습 경기에서도 20~30점 차로 지는 게 기본이었다. 저희끼리도 ‘1승 29패 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했을 정도로 걱정이 컸다”고 돌아봤다.

우리은행은 개막전 승리 후 점차 자신감을 찾았고,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규 리그를 제패했다. 김단비는 작년 우승을 일군 주전들(박혜진·최이샘)이 대거 이적하자 고군분투(孤軍奮鬪) 처지에 몰렸다. 그는 “경기 전마다 ‘오늘 내가 막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못하면 팀도 무너질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시즌 활약 비결에 대해 “답은 결국 연습 또 연습이었다. 그동안 적게 연습한 시즌도 있었고 적당히 연습한 시즌도 있었지만, 훈련 안 해서 잘한 시즌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나이 때문에 체력적으로 안 따라줄 수도 있지만 결국 훈련을 해야 경기에서 몸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감독님과 추가 연습을 하고, 훈련을 더 하면서 부담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시즌을 마치면서 ‘꾸준함이 가장 멋진 승리’라는 걸 한 번 더 깨달았다”고 했다.

김단비는 올 시즌 평균 21.8점(1위), 11리바운드(1위), 3.7어시스트(5위), 1.57블록슛(1위)을 기록하며 리그 전 부문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전 시즌(18.4점)보다 평균 득점을 3점 이상 끌어올렸다. 리바운드(11.0개) 역시 지난 시즌(9.0개)보다 향상됐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김단비는 “매 시즌마다 목표는 지난 시즌을 넘는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시즌을 넘었는데 다음 시즌에선 이를 넘기 어려워 보인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 초 미디어데이에서 저를 MVP 후보로 뽑아주신 분이 많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했지만, 목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은퇴에는 “당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언젠가 우리은행을 이끌 후배들을 위해 그는 지금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이제는 진짜 제가 우리은행 ‘중심’에서 서서히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저를 보고 배운 후배들이 새로운 중심이 되고, 우리은행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는 그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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