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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11년 연속 170이닝? 오히려 그것이 KIA의 위기다… 언젠가는 커쇼처럼 활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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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현종(37·KIA)은 KBO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종합적인 성적에서 양현종보다 더 위력적이었던 투수가 있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이닝 소화에서는 전설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 2500이닝을 넘었다. 오직 송진우(3003이닝)만이 KBO리그 역사에서 양현종보다 위에 있다.

송진우의 기록을 깨기 위해 돌진하고 있는 양현종은 30대 중·후반에 들어선 나이에도 이닝 하나만은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위가 전성기만할 수 없는 나이에도 10년 연속 170이닝 소화라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이 기록에 도달하는 선수가 있을지도 의문스러운 대기록이다. 경기력은 떨어질 수 있어도, 철저한 자기 관리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이닝이터의 자부심은 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양현종의 170이닝 돌파가 11년 연속 이어질 수 있을까. 확답할 수는 없지만, 일단 올해 쉼표가 찍힐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범호 KIA 감독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양현종이 더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려면 지금부터는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큰 부상이라도 찾아오면 말 그대로 선수 경력이 급락할 수도 있다. 170이닝의 상징성은 ‘10년’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성을 채운 만큼 이제는 멈춰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다.

양현종은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게 평생 양현종이 팀에 공헌해 온 방법이었다. 다만 10년 연속 170이닝 달성시에도 그랬고, 이제는 이 기록에 대해서는 조금은 홀가분한 뉘앙스를 풍긴다. 역시 ‘10년 연속’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약간의 안도감이다. 그간 등판과는 타협이 없었던 양현종 또한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더 생생한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점차 느껴가는 단계다.

이런 공감대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KIA의 향후 선발진 구상도 관심을 모은다. KIA는 두 외국인 투수(제임스 네일·아담 올러), 그리고 양현종과 윤영철이라는 확실한 선발 자원들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5~6월 어느 시점에서는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이의리가 있다. 이의리가 돌아올 때까지는 지난해 대체 선발 몫을 했던 황동하 김도현에 신인 김태형까지 예비 선발 자원들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의리가 돌아와서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면 좋겠지만,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KIA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2~3번 던지면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찾지 못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양현종의 휴식 시간도 챙겨야 한다. KIA가 5명의 선발 투수에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최소 6~7명은 버티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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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양현종이 11년 연속 170이닝에 가까워진다는 자체가 KIA 선발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거나 팀 성적이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을 상징할 수 있다. 대체 선발들이 제 몫을 못하면 현장에서는 양현종의 부상이 없는 한 그대로 로테이션을 돌릴 수밖에 없다. 혹은 팀 성적이 저조해도 마찬가지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압박감을 받고 있는 현장이다. 지금 성적이 저 밑에 처져 있는데 양현종에게 휴식을 보장할 여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팀에 여유가 있어야 양현종 이닝도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팀에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는 이닝을 줄이고, 결정적인 순간 활용하는 방법대로 갈 수 있다. 선발 자원이 많으면 굳이 양현종을 풀타임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 4~5번 던질 때마다 한 번씩 엔트리에서 빼 체력을 보충하게 하고, 그 다음 팀 일정을 보고 가장 결정적인 경기에 경험이 많은 양현종을 쓰는 것이다. 양현종으로서는 중간 중간 휴식이 어색할 수 있겠지만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선발로 뛰려면 그 정도 관리에는 익숙해져야 한다.

실제 클레이튼 커쇼는 근래 들어 부상으로 매해 120~130이닝 남짓의 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지만, 공교롭게도 체력 관리는 잘 돼 2022년과 2023년에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 막판 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기에 커쇼를 칼처럼 휘둘렀다. ‘마흔이 넘은 선발’ 양현종도 그런 식 등 다양한 활용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2025년이 활용 방안 다양화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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