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南北회담·교류행사 취재·운영지원
北 고위인사는 “일 잘하는 기자실장” 상찬
北 고위인사는 “일 잘하는 기자실장” 상찬
![]() |
사진=통일부 |
1990년대 후반부터 200회에 이르는 남북 회담과 교류 행사에서 취재지원을 도맡았던 허희옥 전 통일부 기자실장이 1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허 전 실장은 1986년 국토통일원(통일부의 전신)에 입부해 38년간 남북 대화·협력의 현장에 서 있었다. 1998년부터는 기자실장직을 맡아 작년까지 25년 동안 남북관계 부침의 역사를 최전선에서 겪었다.
그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화했던 교류협력 시대를 기록했던 남과 북의 기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현 남북관계관리단)와 판문점, 평양과 개성, 금강산 등 남북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교류 행사가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펜과 카메라’의 뒤편을 지켰다.
허 전 실장은 김용순·장성택·김양건 등 북측 대남특사가 한국을 전격 방문했을 때도 신속하게 대처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당시 황병서·김양건·최룡해 등 고위급 3인방이 갑작스럽게 내려왔을 때도 긴급히 취재단을 구성하고 프레스센터를 세워 운영했다.
그는 중요한 남북관계 사건과 등장인물, 주요 북측 인사들의 얼굴 등의 정보도 줄줄 꿰고 있어 통일부 출입기자들의 ‘움직이는 사전’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방북취재 때에는 북측의 당국자와 취재진들도 먼저 찾아와 인사를 건네는 유명인사였다. 2018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기념행사 때에는 리선권 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장관급)이 허 전 실장을 가리켜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허 전 실장은 2012년 암 진단을 받고, 몇 해 전 암이 재발해 투병하면서도 기자실을 지켜왔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하며 지난해 4월 공직 생활을 마치고 치료를 이어오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