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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TSMC, 美서 최첨단 반도체 만들까?[트럼프, 반도체 산업 흔들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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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TSMC 매각설…트럼프, 압박 고조

바이든 이어 트럼프도 반도체 제조 회복 '드라이브'

인수 미지수…첨단 공정 유치 위한 '협상' 카드로 주목

뉴시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데이토나 500 대회 참석 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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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대만 TSMC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적자로 경영난에 처한 인텔을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넘겨 재기를 노리는 한편,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을 확보해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TSMC의 미국 진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해야"…트럼프, 인텔 '구원투수' 나서나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TSMC에 매각하는 등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와 만남에서 인텔 공장 운영권 인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TSMC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고전하는 인텔을 구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전 정권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과학법'을 제정하고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등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TSMC는 이에 따라 애리조나 주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완공했고, 지난 1월 중순부터 4나노급 반도체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은 TSMC 외에 인텔, 삼성전자 등에도 보조금을 지급해 2030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 10% 미만에서 최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어 올해 출범한 차기 트럼프 행정부 역시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산업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생산)를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 TSMC 인텔을 인수하도록 압박한 것 역시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인텔과 TSMC의 기술 제휴를 통해 3나노 이하 첨단 공정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인텔 파운드리는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 R&D 사이트에서 업계 최초 상업용 ‘고개구율(High Numerical Aperture, High NA)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 노광장비(리소그래피 스캐너) 조립을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인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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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벽도 높아…"강경 발언은 협상 전략" 해석도

다만 TSMC의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에 현실적인 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행간'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TSMC가 인텔을 인수한다면 외형은 커지겠지만 인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인텔 주주들의 반대도 넘어서야 한다. 대만 연합보는 TSMC 주주의 72%가 넘는 외국인이 주주 이익 침해를 이유로 인텔 파운드리 인수에 반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텔 역시 미국 보조금 합의 당시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할 때 지분이나 의결권 중 50% 이상 매각할 수 없도록 해 매각 조건이 까다롭다.

무엇보다 반도체 인수·합병은 각국 경쟁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넘어야 하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최종 인수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분석까지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TSMC의 인텔 인수 요청은 첨단 기술의 미국 이전을 요구하는 또 다른 '협상 카드'에 해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과 TSMC는 그동안 자국 기술 보호 규정을 이유로, 대만 반도체 기업이 해외에서 자국 팹보다 최소한 한 세대 이상 뒤쳐진 칩을 생산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TSMC는 현재 애리조나에 2나노, 4나노 등 2개 공장을 짓고 있는데, 2나노 칩을 양산하는 두 번째 공장은 2028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는 자국 내 2나노 생산 시점인 2025년보다 3년 늦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주 협상 카드로 삼아 자국 내 첨단 제조 시설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반도체 수입 가격 인상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자국내 최첨단 반도체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진단도 있다.

궈밍치 TF인터네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잇단 강경 발언은 협상 전략의 일부로,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운영을 지원하는 시나리오는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런던=신화/뉴시스]노트북 화면에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의 로고가 표시된 모습.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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