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어젠다 일부 수용…"통합된 목소리로 가기 위한 노력"
원내선 '찬탄파' 달래기…지도부, 당 안정 기여 평가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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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2025.2.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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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국민의힘 내에선 당의 수동적 태도에 실망한 '강성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반(反) 탄핵' 지지자의 어젠다를 수용하는 '메시지'를 내며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분열로 인한 대선 패배를 교훈 삼아 당을 안정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부정선거 아니지만 사전투표 문제 있어"…'이중적' 메시지
1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수층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반탄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에 "통합된 목소리로 가기 위해 지도부가 노력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지지층의 목소리를 가능한 수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내린 것은 잘못이지만, 수사기관·헌법재판소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윤 대통령 체포·수사 과정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구속 및 기소 국면에서는 검찰을,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본격화한 후부터는 헌법재판소를 정조준하는 양상이다.
강성 지지층의 또다른 이념적 구심력인 '부정선거론'에도 이중적 메시지가 나온다. 선거 결과 부정과 같은 극단적 주장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사전투표제는 수정 필요성이 있다는 식이다.
대구·광주 등에서 열린 반탄 집회에 대해서도 '극우 프레임으로 이들을 가두지 말라'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지도부 차원에서는 장외 집회에 참석하고 있지 않지만 개별 의원들의 참석은 자율적 판단에 맡겨 굳이 막지 않고 있다.
이는 계몽령론·부정선거론과 같이 공당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극단적 주장이라 할지라도 바로 외면하기보다는 수용 가능한 선에서 받아들인 결과다. 강성 지지층의 박탈감을 감안한 태도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은 가짜 보수라고 매도하고, 스스로 진정한 보수라고 자임하는 강성 지지층의 흐름이 거세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내세우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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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 회원들이 15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하고 있다. 2025.2.1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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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선 친한계 달래며 내란특검 발의…당 안정화 평가받아
원내에서도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을 거치며 탄핵 찬성파(찬탄파)와 탄핵 반대파(반탄파) 간의 거리가 멀어졌다. 친 윤석열계 중심의 당 지도부는 찬탄파가 이탈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맞대응하기 위해 내란 특검법을 자체 발의할 당시 의원총회에서 22초간 침묵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특검법 발의는)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서도 "이탈표를 막을 수 없다. 막을 수만 있다면 내가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내 반대를 이기고 비상계엄 특검법을 당론 발의했다. 여당 의원들이 이 법안에 서명하게 함으로써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지 못하게 막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는 '왜 대통령을 안 지키느냐'는 비판을, 중도 성향에 가까운 보수층으로부터는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것이냐'는 추궁을 받았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지도부의 행보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을 빠르게 안정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의 결집력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사이에도 분열이 있는 데다가 결국 조기 대선 국면이 확정되면 강성 지지층 내에서도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보수층 내에서 조기 대선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여론에 반영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판에 돌입하면 국민의힘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당위성이 강성 지지층 내부에서 작용할 것"이라며 "또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견은 크게 노출되겠지만 후보가 확정되면 오히려 당내 분열상은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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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김석기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2024.12.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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