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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금)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유럽서 잇단 ‘난민범죄’… 오스트리아서 흉기난동 6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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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신청하고 임시체류 시리아男

무차별 칼 휘둘러 14세 소년 숨져

이틀전엔 獨서 차량 돌진 28명 다쳐

극우세력들 “강경한 이민정책 필요”

동아일보

16일 오스트리아 남부 필라흐 시민들이 하루 전 발생한 흉기 테러의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15일 시리아 국적의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4세 소년이 숨지고 행인 5명이 다쳤다. 13일 독일 뮌헨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의 차량이 광장으로 돌진해 대규모 부상자가 발생했다. 유럽 곳곳에서 이민자 출신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반(反)난민을 외치는 극우 세력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라흐=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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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이슬람 국가 출신의 난민이 자행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반(反)이민을 주장하는 유럽 극우세력은 “강경한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일 뮌헨을 방문 중인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또한 “유럽이 이민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오스트리아 남부 필라흐 광장에서 시리아 국적의 남성 아흐마드 G(23)가 행인에게 칼을 휘둘러 최소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14세 소년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부상자 중 3명은 중태여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목격자들은 사고 현장에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란 말이 들렸다고 진술했다. 용의자가 광장에서 웃고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용의자는 당국에 난민신청서를 제출하고 임시 체류 자격을 얻어 난민센터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자유당의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는 “14세 소년의 죽음은 (이민) 체계의 실패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주장했다. 자유당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원내 1당에 올랐으며 현재 연정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키클 대표 또한 “오스트리아를 ‘게르만족의 요새’로 만들겠다”는 등 강경 발언을 거듭해 왔다.

13일 독일 남부의 거점 도시 뮌헨 도심에서도 자동차가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2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남성 파르하드 N(24)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6년 독일에 입국했으며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전에도 절도 등 다른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용의자를 처벌한 후 이 나라를 떠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독일 바이에른주 아샤펜부르크에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28세 난민이 흉기를 휘둘러 2세 남자 어린이와 41세 남성 2명이 숨졌다. 이 사건의 용의자 또한 한때 당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스스로 신청 허가를 취소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으로의 귀국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4∼16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밴스 부통령 또한 14일 하루 전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의 시급한 현안으로 이민을 지목하며 “얼마나 더 많은 비극을 겪어야 이 문제를 바로잡겠느냐”고 우려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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