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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토트넘의 배신, '헌신' 손흥민이 안타까운 英 현지 "전성기 낭비, 빅클럽 가려면 연봉 삭감 희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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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최소한 1년 더 남아서는 안 됐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손흥민(32)을 보는 영국 현지도 안타까운 마음이 큰 모양이다.

영국 언론 '풋볼 365'는 16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커리어 말년을 전망하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맹과 같은 빅클럽이 부른다면 희생을 감수할 각오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손흥민은 해리 케인처럼 유럽 거물 구단에서 간판으로 뛸 가능성이 낮다. 현재 전성기를 지나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커리어 말년이라도 우승할 가능성이 있는 팀이 부르면 연봉 삭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을 비판하려는 뉘앙스가 아니다. 2015년부터 토트넘의 핵심으로 뛰며 다른 곳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선택에 대한 아쉬움을 대변한 셈이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토트넘 레전드다. 2015년 8월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언제나 간판으로 불렸다. 입단 첫 시즌에는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8골 5도움에 그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역량을 잘 보여줬다.

2016-2017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손흥민은 이번 시즌까지 9시즌 연속 동일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2024-25시즌에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리그컵 1골 등으로 총 10골을 넣고 있다.

토트넘 통산 출전 기록도 역대급이다. 10년간 공식전 441경기에 출전해 구단 역대 최다 출전 8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6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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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대항전에서 경쟁력도 탁월하다. 올 시즌 호펜하임전 득점을 포함해 유럽 대항전 통산 26골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해리 케인(36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 유로파리그에서 10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유럽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 모든 걸 합하면 토트넘 통산 득점 172골로 6위에 해당한다. 4위 마틴 치버스(174골)와는 단 2골 차이다. 이 같은 기록은 손흥민이 토트넘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트로피가 없다. 손흥민이 전성기를 받친 토트넘은 안타깝게도 우승 DNA가 거의 없다시피 한 곳이다. 1992년 출범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영국 1부리그 정상에 오른 기억도 60년도 족히 넘은 196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21세기 들어 우승한 것도 2007-08시즌 리그컵 딱 한 차례가 전부다.

그런 토트넘을 바꾸기 위해 손흥민이 애를 썼으나 준우승 눈물만 세 차례 흘렸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위를 기록했고, 2018-1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리버풀에 우승이 막혔다. 2020-21시즌에도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때마다 손흥민은 눈물을 보였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번번이 좌절된 징크스에 힘들어했다. 이번 시즌에는 불운한 역사를 바꿀 기회로 여겼다. 손흥민도 지난해 여름 "아직은 토트넘 레전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난 이 팀에서 우승하고 싶다. 우승은 정말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만약에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때 레전드라고 절 부른다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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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특별한 시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던 손흥민의 바람과 달리 이번 시즌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건너갔다. 기대했던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은 4강, 영국축구협회(FA)컵은 32강에서 짐을 쌌다.

결국 손흥민은 무관으로 커리어를 마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주를 이룬다. 손흥민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끝나는 상황에서 구단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며 2026년 6월까지 잔류하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만 바라보며 만족감을 표했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갈 기회를 걷어찬 데 팬들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풋볼 365도 손흥민의 부족했던 도전 정신이 무관을 불렀다고 본다. 매체는 "케인조차 토트넘에서는 우승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탈출했다. 손흥민은 언제나 토트넘에서 트로피 가뭄을 끝낼 수 있다고 믿었다"며 "그러나 지금 손흥민은 케인처럼 더 높은 클럽으로 갈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닫힌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이면 33세가 된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이 마냥 아까운 건 아니다. 풋볼 365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관계는 서로에게 유익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로 발전하는데 도움을 줬다"며 "커리어 측면에서는 단점이 됐다. 손흥민 정도 되는 선수가 한 개의 트로피도 없이 선수 생활을 마치는 건 전성기를 낭비한 꼴"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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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토트넘을 떠나기도 쉽지 않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점에서 내려오는 속도가 뚜렷하다. 시즌 초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 기간이 상당했고,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후반기에는 기복이 생겼다. 토트넘조차 올여름 손흥민을 향한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바라보는 이유다.

풋볼 365도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다면 막대한 연봉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어느 팀도 그것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빅클럽에 들어 트로피를 들려면 자기 희생, 즉 연봉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냉철한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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