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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상추가 목에 걸려서 시즌 아웃이라니…위험천만했던 다저스 '유리몸' 투수, FA 대박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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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LA 다저스 더스틴 메이.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에는 ‘유리몸’ 투수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우완 더스틴 메이(28)가 ‘으뜸’으로 꼽힐 만하다. 2021년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2022년 8월 복귀했지만 6경기 만에 허리 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23년에는 팔꿈치 굴곡근 및 토미 존 재건 수술로 9경기 만에 시즌이 끝났고, 지난해에는 아예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었다.

팔꿈치 재활을 거쳐 지난해 7월 중순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복귀를 앞두고 난데없이 식도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저녁 식사 중 식도에 통증을 느낀 뒤 수술을 하면서 허무하게 시즌이 끝난 것이다.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투수들이 자주 다치는 팔과 어깨, 허리가 아니라 ‘식도’라는 점에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식도 부상에서 돌아온 메이의 소식을 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다저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시즌을 준비 중인 메이는 식도를 다친 그날을 설명했다.

메이에 따르면 재활 훈련을 마친 뒤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가 샐러드를 주문했다. 그러나 한 입 먹은 뒤 상추 조각이 목에 걸리는 것을 느꼈다. 상추를 뱉고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안정을 찾았지만 집에 돌아온 뒤에도 불편함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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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더스틴 메이. /OSEN DB


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니었다. 식도뿐만 아니라 복부까지 극심한 통증이 15분간 지속했고, 아내의 권유로 그날 밤 늦게 병원을 찾아 CT 촬영 후 곧바로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병원에 가지 않으려던 메이였지만 아내가 아니었다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처음 알려졌을 때는 황당한 부상 정도로 여겨졌지만 위험하고 아찔한 사고였다. 메이는 “완전히 기이한 사고였지만 내 인생을 바꾼 일이었다. 매우 심각했고, 흔한 수술은 아니었다. 응급 수술이었다.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아마도 밤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고 떠올렸다.

수술 결과 메이는 목에 걸린 상추 조각으로 인해 식도관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매우 드문 ‘음식 박힘’ 현상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긴 메이는 그러나 복부 절개 수술로 인해 신체 활동을 하기까지 6~8주가 걸렸다. 후반기 복귀가 불발된 메이는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계획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막을 수도 없이 그렇게 됐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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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더스틴 메이. /OSEN DB


11월부터 다시 공을 던지며 복귀를 준비한 메이는 “그날 일이 인생의 많은 것들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게 해준다.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구나 싶어 정말 무서웠다”며 “오랜만에 다시 야구를 하고 있다. 지금 난 야구에 더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장신 우완 메이는 2023년까지 메이저리그 5시즌 통산 46경기(34선발·191⅔이닝) 12승9패5홀드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174개를 기록 중이다. 평균 시속 98마일(157.7km)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로 싱커, 커브, 커터를 주로 던진다. 건강할 때는 특급 선발이다.

다저스는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까지 4명이 선발로 확정된 가운데 메이는 토니 곤솔린, 랜던 낵, 바비 밀러와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메이가 선발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불펜 옵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될 메이는 “건강하면 내가 선발진에 들어갈 것이다. 나가서 증명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커리어 내내 부상에 허덕였지만 올해 풀타임 시즌으로 투구 퀄리티를 유지한다면 FA 대어로 떠오를 수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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