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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연봉 267억 투수가 일부러 지각했다고? 시작부터 어수선한 양키스, 거금 허공에 날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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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최고 팀이었지만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에 무릎을 꿇은 뉴욕 양키스는 2월 13일(한국시간) 2025년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모든 구단에 꿈과 희망이 허용되는 이 시기에 큰 기대와 함께 동료들이 다시 만난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한 선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베테랑 선발 자원인 마커스 스트로먼(34)이 사라진 선수였다. 양키스는 투·포수 공식 소집일이 13일이다. 보통은 이보다는 일찍 캠프에 도착해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공식 소집일에 하루 앞서 신체 검사를 진행한 뒤 13일부터 모든 팀 일정을 소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스트로먼은 13일과 14일 클럽하우스와 팀 훈련에 나타나지 않아 큰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15일에야 지각 등장했는데, 설명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스트로먼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단순히 몸 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그런 것이었다면 구단과도 소통한다고 의문을 일축했다. 스트로먼은 “내 경력에서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근래 날씨를 생각하면 지난 며칠은 내가 이곳(양키스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는 미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애런 분 감독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항변했다.

스트로먼은 “모든 것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이들과 클럽하우스에서의 관계도 변한 것은 없다. 다시 돌아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을 이어 갔다. 그러나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날씨 문제라면 모든 선수들이 다 그래야했지만, 딱 한 명인 스트로먼만 지각 합류했다. 정작 날씨 문제도 별로 없었다. 결국 현지 언론들은 스트로먼이 선발 보직 박탈에 따른 불만을 지각 합류로 표현했다고 보고 있다.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스트로먼은 검증된 선발 투수다. 2014년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대부분 선발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까지 통산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 수가 261경기인데 이중 불펜으로 나간 경기는 단 9경기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7승85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고, 6번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30경기(선발 29경기)에서 10승9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들은 당연히 선발 자리를 지키고 싶어하고, 두 차례 올스타 경력이 있는 스타급인 스트로먼 정도의 거물이라면 당연히 그렇다. 자존심이다. 그런데 양키스에 스트로먼을 위한 선발 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양키스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카를로스 로돈, 그리고 2025년 시즌을 앞두고 맥스 프리드라는 리그 정상급 좌완 투수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여기에 팀 내부에서 키운 루이스 힐과 클락 슈미트도 버틴다. 부동의 에이스인 게릿 콜까지 합쳐 5명의 로테이션이 완성됐다.

힐과 슈미트는 지난해 부침은 있었으나 모두 자기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은 전반기, 슈미트는 후반기에 활약했다. 반대로 스트로먼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5.98에 이르는 등 힘을 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사실상 자기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30대 중반으로 흐르는 나이다. 미래도 생각해야 하는 구단으로서는 힐과 슈미트에 먼저 기회를 주는 게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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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트로먼은 선발 보직을 고집하고 있다. 구단과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보직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선발이다. 불펜에서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으로는 계속된 트레이드설이 섭섭한 감정이 노출됐다는 평가도 있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 찬 양키스는 고액 연봉자인 스트로먼을 트레이드해 팀 연봉을 비워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움직임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스트로먼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추측이다. 실제 스트로먼은 스프링트레이닝을 앞두고 양키스 구단 SNS의 팔로우를 모두 끊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양키스는 오프시즌 선발 구상에 대해 ‘6인 로테이션’에 대한 구상을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일시적으로 대체 선발을 넣는 경우는 있었지만 6인 로테이션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콜과 로돈은 자기 자리를 지켰고, 프리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6인 로테이션을 쓰면 양키스 특유의 공격적인 불펜 운영을 하기 쉽지 않고, 다른 선발 투수들의 루틴도 깰 수 있다.

양키스로서 가장 좋은 방안은 두 가지다. 스트로먼이 불펜행을 받아들이고 롱릴리프로 던지면서 대체 선발로 대기하는 것이다. 기량은 떨어지고 있지만 스트로먼 정도의 경험을 가진 선수가 대체 선발로 대기한다는 건 굉장히 든든한 힘이다. 두 번째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양키스는 팀 연봉을 비울 수 있어 좋고, 스트로먼은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양쪽 다 쉽지 않다. 스트로먼은 불펜행에 거부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여기에 올해 연봉이 1850만 달러(267억 원)이나 된다. 트레이드를 하려는 팀도 굉장히 부담이 되는 연봉이다. 양키스와 스트로먼은 지난해 2년 3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심지어 2026년에는 1800만 달러 상당의 옵션도 있다. 선수 옵션이라 선수가 원하면 무조건 실행해야 한다. 덩치는 큰데 활약상을 장담하기 어렵다. 스트로먼 트레이드가 안 된 이유다.

양키스가 스트로먼을 트레이드하려면 상당 부분의 연봉 보조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급한 것은 양키스인 만큼 받아올 것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스트로먼을 그냥 데리고 가자니 팀 내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걱정이다. 극단적인 경우 올해 연봉을 주는 한이 있어도 방출하는 게 낫다는 시선도 있다. 이 경우 거액을 허공에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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