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 2일 자동차 관세 부과 예고
"자동차 10% 관세 부과 시 약 4조 손실"
정의선 회장, 트럼프 장남 만나며 '인맥관리'
기업 차원에서도 기부 확대하며 스킨십↑
美 기업 타격 우려에 GM·포드도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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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카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골프스타 로리 매킬로, 정의선 회장.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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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4월 2일쯤이라고 구체화 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정권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관세 부과 시 수조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경영진이 미국으로 직접 총출동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직접 트럼프 정부 실세를 만나는 등 인맥을 활용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미국 자동차 기업도 관세 대응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현대차와의 포괄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미국 포드 측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수위 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관세 예고에 정의선, 트럼프 장남과 스킨십…트럼프 면담하나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 전후에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관세 적용 내용을 밝히지지 않았지만, 내용에 따라 수출 규모가 큰 우리나라 자동차 사업도 사정권에 든 상태다. 지난해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4천억원)로 가장 규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자동차 무역 불균형 상황을 언급하며 관세 부과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대미 수출 규모가 큰 자동차 사업도 관세 부과 사정권에 들게됐다. 지난해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4천억원)로 가장 규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자동차 무역 불균형 상황을 언급하며 관세 부과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긴장한 기류다. 앞서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원가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동차 부품 상호관세까지 맞을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미국이 멕시코 25% 관세 부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천억, 2조4천억원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기업은 총력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인맥을 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당분간 미국에 머물며 트럼프 정부와의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라운딩에 동행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심 실세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정 회장은 함께 경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행사 동안 트럼프 주니어와 지속적인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차원에서도 미국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골프 대회 동안 '캘리포니아 라이즈' 캠페인을 통해 산불 피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GV70, GV80 등 750만달러(108억) 상당의 경기 운영 차량 총 100대를 주요 구호 기관에 기증한다. 또한 그룹 차원의 미국 투자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R&D 연구거점과 앨라배마 및 조지아 등에 위치한 생산거점 등을 포함해 직간접적으로 57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총 205억 달러(약 30조원) 이상 투자해 오고 있다.
정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당시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천만원)를 기부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회동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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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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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도 타격 우려…GM·포드도 발 빠른 대응 나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기업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세 정책에 따라 현지 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에 공장이 있는 GM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GM은 한국 공장에서 뷰익 앙코르 GX,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을 생산하고 있다. GM은 2002년부터 한국에 9조원가량을 투자했다. 한국 제조업 부문 최대의 외국인직접투자자(FDI)라는 게 GM 측 설명이다. 미국 CN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인용하며 기업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해, 결국 차량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GM 측은 향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등을 통해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GM은 지난해 현대차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들은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내연기관, 상용차 분야에서 공동 구매 및 개발을 추진한다.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를 함께 조달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양사는 올해 1분기 중 최종 공동구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미국 포드의 경우 자사에 유리한 관세 정책이 나오도록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자동차산업 콘퍼런스에 참석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씩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전례 없는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을 비판했다. 외국에 대한 관세 폭탄이 결국 자국 기업의 자동차 생산 단가를 높여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시장조사 업체 울프리서치는 지난 2일 "멕시코·캐나다 25% 관세로 미국의 신차 가격은 평균 3천달러(약 430만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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