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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코스닥 시총 300억원 미만이면 퇴출?”… IR 강화나선 상장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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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시가총액과 매출 등 상장폐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하면서 규모가 작은 중소형 상장사들이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시작했다. 시가총액이 너무 작으면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하는 등 상장 유지 요건이 강화되자 홍보에 소극적이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기업설명(IR) 대행사를 통해 회사를 알리는 등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는 오는 17일 ‘콥데이(Corporate Day)’를 주최할 예정이다. 밸류파인더는 시총 5000억원 이하 중소형 상장사들을 직접 탐방해 기업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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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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콥데이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세미나의 일환으로 기업과 기관투자자를 초대해 진행하는 IR 활동인데, 독립리서치가 주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이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내 스몰캡(중·소형주) 상폐 요건을 강화하면서 스몰캡 기업들의 IR 요청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콥데이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애드바이오텍, 아이톡시, 강스템바이오텍 등 3개 기업이 참가하기로 했는데, 시총이 가장 큰 강스템바이오텍이 1000억원대 초반이다. 아이톡시는 500억원대, 애드바이오텍은 200억원가량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총 기준을 기존 40억원에서 2026년 150억원,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대한 시총 기준은 2028년 5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매출액 역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시총 600억원 미만이면 상폐 기준이 3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미만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시총 1000억원 미만일 때 5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 미만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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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RX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IPO·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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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꼽히는 이른바 ‘좀비 기업’을 솎아내는 것을 우선순위로 뒀지만, 당장 시총과 매출액 기준이 미달하는 상장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1693개 코스닥 상장사 중 시총 600억원 미만 기업은 597곳(스팩 제외)으로, 35.3%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은 코스닥보단 적지만, 전체 상장사 849곳 중 218곳(25.7%·우선주 제외)이 시총 1000억원 미만이다. 코스닥의 경우 이중 연 매출액이 100억원보다 적은 기업이라면 매출을 늘리거나, 주가를 올려 앞으로 3년 내 시총 기준을 통과해야 안정적으로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IR 대행사 업계도 중소형 상장사들이 기업 홍보를 요청하는 경우가 작년보다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홍보를 문의하는 상장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하나는 상폐 강화까지 3년 정도 남은 것을 인지하고 홍보 활동을 막 시작하려는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즉시 투자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이다.

한 IR대행사 관계자는 “IR에 신경 쓰지 않았던 기업들도 올해 들어 관심을 많이 주고 있다”며 “특히 바이오나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회사 정보를 알린다. 하지만 중소형 상장사들엔 리서치센터 접근성이 쉽지 않다.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증권사들은 기관이 투자하는 대형 상장사를 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에서 스몰캡 IR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코스닥과 코넥스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합동·기업탐방·글로벌 IR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총 272번의 IR 활동을 총 375개 기업에 지원했는데, 전년(274회)과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는 기업 수요가 늘어난 만큼 지원 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는 지역별, 상장기업 규모별, 해외투자자 대상 IR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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