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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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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與 잠룡들, '조기 대선' 말 못 해도 '대선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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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헌재 재판 절차·공정성 등 문제 지적
개혁신당 '옥새' 파동…결국 새 '직인'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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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재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악수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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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조기 대선 쉬쉬하지만…국회로 모인 여권 잠룡들

-이번 주, 여권 대선주자들이 국회에 모여들면서 시끌벅적했다고?

-응. 조기 대선을 가정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하기에 '조기 대선'을 직접 언급하지 못해. 다만 물밑 작업은 이미 시작된 걸로 보여.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거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혹시 모를 조기 대선에 대비해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야.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국회도서관에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개최했어.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와 국방 권한만 남겨놓고 내치에 관련한 모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과감히 이양해야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 폭거를 막을 수 있다"며 개헌에 대한 자신만의 구상을 제시했어. 권영세 비상대책위워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투톱' 뿐만 아니라 현역 의원 40여 명, 오 시장 지지자들이 이날 토론회에 모여들며 '대선캠프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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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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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를 직격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어. 지난해 7월 전당대회 패배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 왔던 원 전 장관은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국가기관의 분쟁을 해결해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지금의 헌재는 헌법으로부터 오히려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의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어.

-각종 여론조사 여권 차기 지도자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행보도 주목돼. 당정협의차 국회를 찾을 때마다 뚜렷한 자기 입장을 보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현직 국무위원이기 때문에 정쟁 소지가 있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내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잘사니즘'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라며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어.

-조기 대선을 조기 대선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움직임을 하고 있다고 보는 분석이 많아.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지지층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서도 부족한 준비시간 내 경쟁자들에게 밀리지 않는 선에서 기반을 닦고 있는 거지. 이들 사이 보이지 않는 전쟁은 '공식 출마 선언' 전까지 지속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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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기다리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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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결심"…탄핵심판 막판 거세진 헌재 흔들기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연일 헌법재판소(헌재)의 재판 절차와 헌법재판관의 공정성 등을 두고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13일 8차 변론기일에서 "헌재는 헌재법을 비롯한 명문 규정을 위반하며 재판을 결론과 시기를 정해 놓고 달리는 것처럼 진행하고 위법·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재판이 계속된다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어. 윤 변호사는 '중대 결심'이 무엇인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전례에 비춰보면 대리인단 전원 사퇴를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이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퇴임 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말하자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 대리인단 사퇴를 언급했어.

-결국 윤 대통령 측이 절차상 문제점을 다시 한번 부각하며 재판부를 압박한 모양새야. 재판 진행 자체도 거부할 수 있다는 배수진을 쳤다는 거지. 윤 대통령 측은 최근 헌재의 수사기관 조서 증거 채택부터 증인 신문 제한 및 질문 사전 노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일정 등 하루가 멀다고 헌재를 때리고 있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 깎아내리기도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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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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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은 11일 입장문에서 '소금이 맛을 잃으면 거름으로도 쓸모가 없어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다'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헌재가 갈등 조정자가 아닌 갈등 증폭자가 된다면, 더이상 아무런 효용이 없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날을 세웠어 했어.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야. 또 12일에는 "헌재는 차벽으로 건물을 봉쇄했고, 실탄을 소지한 경찰들이 헌법재판관들을 경호하고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했어. 서부지법 폭동이 일어난 게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지.

-이런 헌재 흔들기에 여당도 적극 동조하며 헌법재판관의 사생활까지 공정성 시비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런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의 전략을 두고 일각에서는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왔을 때 이에 불복할 수 있는 밑밥을 까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와. 삼권분립 국가에서 한 축인 입법부가 다른 한 축인 사법부를 겁박하는 꼴이라는 비판도 있어.

-최근 윤 대통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런 공세가 지속되면서 헌재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분석도 나와. 헌재는 기존에 일괄지정한 변론기일 중 마지막이었던 13일 8차 변론에서 18일을 9차 변론기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어. 변론 종결 이후 선고까지 약 2주가 걸렸던 대통령 탄핵심판 전례를 감안하면 3월 초순 또는 중순쯤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선고까지 약 3개월이 걸리는 셈이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이와 비슷한 92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어. 이번 탄핵심판 초기에는 박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해 쟁점이 단순하기 때문에 더 이르게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빗나간 분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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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이준석 의원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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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 허은아·'대행' 천하람…물음표만 남긴 회동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만났다며?

-맞아. 법원이 허 전 대표가 제기한 당원소환 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건 알고 있지? 판결 이후 천 원내대표는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허 전 대표에게 사과하며 혼란한 정국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어. 반면 허 전 대표는 같은 날 국회 앞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처분 과정에서 천 원내대표와 이준석 의원의 불법 행위 혐의를 발견했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 그러면서 오후 1시 30분 영등포 모처에서 천 원내대표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어. 허 전 대표는 "일단 대화를 들어주러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지.

-회동은 제대로 성사됐어?

-천 원내대표가 허 전 대표의 사무실을 방문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직접 만나진 못했어. 천 원내대표는 예정된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했어. 취재진이 '어떤 이유로 왔나', '옥새를 받으러 왔나' 묻자 그는 "허 대표님을 잠깐 뵙기로 했는데 공개 일정이 아니라 만나 뵙고 말씀드리겠다"며 짧게 답했지.

-허 전 대표가 직접 만남을 예고했던 만큼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오후 1시 30분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어. 허 대표 측 관계자는 "유튜브 출연 일정이 있어 회동 일정이 변경됐다"고 말했지. 천 원내대표는 조대원 전 최고위원과 20여 분 동안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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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왼쪽)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허 전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가 돌아가는 모습. 사진 오른쪽은 조대원 전 최고위원.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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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회동이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옥새' 문제였을 텐데.

-맞아. 두 사람은 저녁으로 일정을 조정해 다시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옥새는 오가지 않았다고 해. 두 사람이 왜 만났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야. 허 전 대표 측은 "천 원내대표가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했어. 이 의원은 방송에 나와 "굳이 도장이나 통장을 인수인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 한편 개혁신당은 새 직인을 발급받았다고 해.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혁신당 대표를 천 원내대표로 변경 등록했다고 공식 발표했어. 정책위의장도 정성영에서 이주영으로 변경했다지. 허 전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인데 이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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