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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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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리조트 신축현장 화재 6명 사망…가연성 자재 많아 순식간에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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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화재가 난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신축 공사장 모습. 소방당국은 B동 1층 내부 인테리어 작업 중 단열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5.02.1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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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형 리조트 공사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을 당하는 등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불이 단열재 등 가연성 소재를 타고 삽시간에 번지면서 근로자들이 출입구를 찾지 못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 곧 문 여는 리조트 공사장서 큰 불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 51분경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B동 1층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 전체 출동)를 발령하고 헬기 등을 투입해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은 불길이 더 거세지자 2단계(소방서 8~14곳 동원)로 상향하고 소방관 352명을 투입하는 등 진화에 총력전을 펼쳐 오후 1시 34분 초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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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2025.2.1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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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현장 주변에 근로자 수백명이 일하고 있었고, 불길이 타기 쉬운 단열재를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1층 실내수영장에 있던 근로자 6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건물 안팎에서 일하던 100여 명은 동료들의 고성과 화재 경보음을 듣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B동에서 일하다 옥상으로 대피한 15명은 헬기로 구조됐다. 다친 27명 중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는 귀가했다.

소방 관계자는 “오전 11시경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B동 1층에서 불길이 치솟고 내부는 시키면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며 “가연성 물질인 공사 자재가 많았는데 화염으로 출입구가 막힌 탓에 작업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6시 53분경에야 잔불을 모두 껐다.

● “실내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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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2025.2.1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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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가까스로 대피한 근로자들은 이날 불길이 급속도로 확산됐다고 입을 모았다. B동 1층 사우나에서 용접을 하던 이모 씨(51)는 자재를 가지러 이동하던 중 약 200m 거리의 수영장 쪽에서 불이 난 걸 목격했다. 그는 “불이야”라고 고함 친 뒤 대피하려 했지만 실내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차 어두워졌다고 했다. 이 씨는 “연기가 바람을 타고 밀려오더니 10초도 안 돼 여자사우나 쪽도 뒤덮었다”며 “처음엔 친한 형님 한 분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어두워서 길을 못 찼고 헤매다 겨우 겨우 출입문 쪽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탈출 과정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4만 1280㎡ 부지에 공사 중인 이 리조트는 마무리 공사를 끝낸 뒤 5월 문을 열 예정이었다. 지하 3층, 지상 12층, 3개동 규모에 5성급 최고급 리조트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오픈이 임박하면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됐고, 이날 현장에는 총 840여 명이 근무 중이었다고 한다. 한 근로자는 “수영장에 물을 대기 위한 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용접을 하던 중 불꽃이 튄 것 같다”고 증언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감식은 16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합동으로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공사가 마무리 단계일 수록 화재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마무리 단계의 인테리어 작업에는 단열재 등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재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이 높다”며 “임시소방시설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고, 작업지시서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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