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티백 직접 판매용 아닌 부재료, 품질관리자 미신고 품목
현대백화점 즉시 영업 중단·폐점 조치..F&B 관리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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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신고한 제품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 표시한 우롱차 티백.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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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성분이 검출된 대만산 우롱차·홍차 티백을 불법 수입해서 제조·판매한 업체는 현대백화점에 입점했던 '드링크스토어'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를 통해 불법 행위가 밝혀지기 전까지 드링크스토어는 중동·무역센터·판교점과 커넥트현대 등 현대백화점 4개 점포에서 운영했다.
드링크스토어의 국내 운영사 '퍼니딘'은 관계기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정상 수입된 식품처럼 한글로 표기했을 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본사에도 이 제품의 사용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식약처가 드링크스토어 운영사 퍼니딘의 권 모 대표를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지난 11일 당일 즉시 해당 업체 영업을 중단하고, 다음날 입점 계약을 해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드링크스토어 매장을 운영 중인 점포는 없다"고 설명했다.
드링크스토어는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 중동점에 처음 입점한 뒤 매장을 늘려 한때 9개 점포에서 매장을 운영했다. 지난해 말 5개 점포 계약을 종료하고, 나머지 4곳에서 영업을 해왔다.
식약처가 드링크스토어 현장 조사 때 수거한 우롱차 티백에선 농약 성분인 '디노테퓨란'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디노테퓨란은 살충제의 일종으로 급성중독 시 구토와 설사, 복통,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퍼니딘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약 2월간 대만에서 티백 형태의 우롱차, 홍차 등을 식약처에 수입신고 없이 국제우편(EMS) 등으로 불법 반입했다. 이후 4월부터 약 5개월간 백화점에 입점한 카페 2곳에서 위반 제품을 판매했다.
현대백화점은 F&B(식음료) 브랜드 입점 전에 본사의 품질관리연구소에서 성분을 분석한다. 입점 후에도 점포별 품질관리원이 상주하며 제품을 검수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을 찾지 못한 것은 해당 티백이 별도 판매하는 상품이 아닌 밀크티 등에 첨가하는 원재료였고, 본사 측에 신고하지 않은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해당 업체의 운영 실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하반기경 추가 자료 등을 요구했지만 업체 대표가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F&B(식음료)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품질관리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본사가 품질관리를 강화해도 이번 사건처럼 업체가 고의로 수입 원재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신고하지 않으면 품질 관리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와서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F&B 입점 업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정지영 대표이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현대백화점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입점 브랜드에 대한 관리를 개선하는 등 품질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보호를 위해 해당 기간 무역센터점과 중동점에 입점된 드링크스토어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환불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 배당했다. 서부지검은 대검찰청이 지정한 식품의약안전 담당 중점검찰청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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