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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역대최고 관계"라지만…트럼프, 모디 만나 "인도 관세 장벽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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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는 미국과 무역 갈등을 피하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와 무기 수입 확대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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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위해 이스트룸으로 들어서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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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디 총리와 개인적 유대감을 강조하면서도 인도 시장의 폐쇄성 때문에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단 인식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무역에서 미국은 거의 1000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낸다"면서 "인도엔 아주 강력한 관세라는 무역장벽이 있어서 물건을 팔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인도와 상호적인 관계"라면서 "그들이 무엇을 청구하든, 우리도 그들에게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직전 발표한 상호관세 부과 계획의 당위성을 인도를 빗대어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와 무역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산 석유와 가스, 무기 구입을 늘릴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또 그는 "인도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호혜적인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양국은 2030년까지 무역 규모를 500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는 목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한 듯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와 원자력 등의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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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024년 상대국가별 무역적자/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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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에 우리 관계는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모디 총리와 개인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모디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인도로 초대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움직임으로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려던 두 정상의 노력이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관세를 무기로 무역적자를 해결하겠단 의지를 거듭 드러냈던 터다. 그는 "우리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원한다"며 "면제나 예외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무역 갈등을 피하기 위해 조기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한편 일부 수입품에 대해 선제적 관세 인하에 나선 바 있다. 또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사실상 인도의 갖은 노력에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예외와 같은 구체적인 결실은 얻지 못한 셈이다.

트럼프 정부가 전면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인도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인도는 지난 회계연도 에너지 수입으로 781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대미 무역에서 거둔 353억달러 흑자(인도 회계 기준)로 그나마 완화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국가로 인도와 태국을 꼽은 바 있다.

인도의 무역적자가 심화할 경우 인도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띄우려는 모디 총리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지적이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외국인들은 인도 증시에서 210억달러를 회수했고 인도 증시는 올해 아시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루피는 달러를 상대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의 측근이자 인도의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다니 회장은 지난해 11월 뇌물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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