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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발란신이 1928년 안무한 '아폴로 뮈자제트'의 한 장면. 에포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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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에서 궁정 예술인 발레가 쇠퇴하던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의 등장은 발레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바츨라프 니진스키와 레오니드 마신, 조지 발란신 등 혁신적 안무가들은 오페라 막간극으로 전락했던 발레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발레를 종합예술로 끌어올리며 부흥을 이끈 중심에는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댜길레프(1872∼1929)가 있다. 예술 평론가이자 후원자, 공연 기획자였던 댜길레프는 1909년 발레 뤼스를 창단했다.
신간 '댜길레프의 제국'은 댜길레프의 삶과 예술적 유산을 조명한다. 30년간 영국에서 무용 비평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열광적인 발레 팬을 자처한다. 댜길레프 관련 책은 꾸준히 출간돼 왔지만 방대한 문헌 자료에 기초해 생생한 일화를 풍성하게 담았다는 차별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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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댜길레프(오른쪽). 에포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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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길레프의 발레 혁명기는 사망한 1929년까지 20년에 불과했지만 음악, 미술, 패션 등 20세기 예술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댜길레프는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했다. 그는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등을 동원해 종합 예술로서의 발레의 가능성을 극대화했다.
책 후반부는 댜길레프가 생을 마감한 후 발레 뤼스의 업적과 예술 패러다임이 다음 세대에 전승된 과정을 담고 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보리스 코흐노), 미국 뉴욕시티발레단(조지 발란신), 영국 로열발레단(니넷 디 밸루아) 등 세계 유수의 발레단 창단 주축이 모두 댜길레프의 후예였다. 발레 애호가를 위한 친절한 문화사이자 공연 기획자의 참고서로서도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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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길레프의 제국·루퍼트 크리스천슨 지음·김한영 옮김·에포크 발행·460쪽·3만8,000원 |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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