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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화)

로이터 "백악관,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 변경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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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받고 중국 공장 세운 기업 불만"
대만 업체는 이미 지급 조건 변경 통보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영향 받을 수도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부과 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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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조건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 대상 기업들을 상대로 재협상을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약속한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금액을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조건을 재협상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지원금 지급이 지연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이 보조금을 받은 후 중국 공장 건설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TSMC,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이 해당한다.

이미 지원금 지급 조건 변경을 통보받은 기업도 나왔다. 대만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글로벌웨이퍼스는 로이터에 "반도체법 프로그램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및 정책에 일치하지 않는 특정 자금 지원을 재검토 중'이라고 우리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글로벌웨이퍼스는 미국 텍사스주와 미주리주에 약 40억 달러(약 5조7,756억 원)를 투자해 웨어퍼 제조 공장을 짓기로 한 기업이다. 미국 정부는 이 업체에 최대 4억600만 달러(약 5,861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의 보도대로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원금 지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 달러(약 53조4,0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 47억4,500만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SK하이닉스는 미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상무부는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 원)의 보조금을 주기로 계약한 상태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인센티브와 연구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상무부 장관 후보자인 하워드 러트닉 등과 협력해 반도체법 프로그램의 요구 사항을 간소화하고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공동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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