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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김하성 FA 가는 길 외롭지 않겠네… FA 재수 동기동창 생겼다, 그런데 내년에는 강력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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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더 큰 대형 계약을 위해 버티고 버티던 알렉스 브레그먼(31)이 결국은 사실상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재수를 선언하며 계약서에 사인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고객들을 위해 ‘재수의 판’을 짜는 능력이 탁월한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장기가 다시 나왔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역시 FA 재수를 선택한 김하성(30·탬파베이)에게 말 그대로 동기동창이 생겼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알렉스 브레그먼이 보스턴과 3년 총액 1억2000만 달러(약 1740억 원)에 계약했다”고 13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브레그먼은 이번 FA 시장의 3루수 최대어로 손꼽혔고, 전체 랭킹에서도 ‘TOP 10’ 내에 속할 정도의 대어였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규모의 계약을 해내지 못한 가운데,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을 코앞에 두고 보스턴과 계약했다.

총액 2억 달러를 노리던 브레그먼의 당초 계획에서는 상당히 후퇴한 수치다. 생각보다 브레그먼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다만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조항을 넣으면서 퇴로를 마련했다. 브레그먼은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2026년 시즌이 끝난 뒤 각각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당장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내년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이다. 2025년 상황을 보고 ‘삼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설사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연 평균 40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보스턴으로서는 당장 연 평균 금액을 많이 주더라도 장기 계약이 주는 리스크를 피해 팀 연봉을 관리할 수 있다. 실제 이번 FA 시장에서 총액 기준으로는 보스턴보다 더 큰 계약 규모를 제시한 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스턴은 연 평균 금액을 높이고, 대신 옵트아웃 퇴로를 열어주며 브레그먼의 사인을 받아냈다.

브레그먼은 원 소속 구단인 휴스턴의 장기 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시장에 나왔다. 휴스턴의 제안 금액은 7년 총액 1억56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 평균 약 2230만 달러 수준이다. 일단 시장에 나와 원하는 액수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최악의 수준은 아니다. 2025년 경기력 반등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브레그먼은 2016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활약이 절정이었다. 2018년에는 시즌 157경기에서 타율 0.286, 31홈런, 10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6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2019년이 정점이었다. 2019년 브레그먼은 시즌 156경기에서 타율 0.296, 41홈런, 112타점, OPS 1.015의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018년은 5위, 2019년은 2위였다.

콘택트, 출루율, 장타력을 모두 갖춘 3루수로 이름을 날린 브레그먼은 2022년까지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이어 갔다. 그러나 하필 FA 시점을 앞둔 시기에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타율 0.262, 25홈런, OPS 0.804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45경기에서 타율 0.260, 출루율 0.315, 26홈런, 75타점, OPS 0.768에 그쳤다. 다른 선수라면 모를까, 브레그먼의 성적이라면 부진한 수치였다. 장타력은 어느 정도 유지했지만 출루율이 뚝 떨어지며 예전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브레그먼의 조정 OPS는 2018년 153, 2019년 161을 정점으로 2022년 133을 기록했지만 2023년은 124, 2024년은 117에 그쳤다.

보스턴은 올스타 3루수인 라파엘 데버스가 버티고 있고, 부상에 시달린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가장 취약한 2루로 보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브레그먼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거의 3루수로 뛰었고, 2루수로 출전한 마지막 해는 2018년이었다. 다소 낯선 포지션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다만 보스턴의 홈구장인 팬웨이파크에서 통산 OPS 1.250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히 강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팀 선택에 이런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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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의 포지션 교통 정리도 흥미롭다. 데버스가 3루를 맡고, 당장은 브레그먼이 2루로 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보스턴 팜에는 유망주 2루수인 크리스티안 켐벨이 있다. 조만간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유탄을 맞는 것은 요시다 마사타카라는 평가다. 이 경우 데버스가 지명타자로, 브레그먼이 3루로, 켐벨이 2루를 맡는 그림인데 외야 수비력이 떨어지는 요시다의 지명타자 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요시다로서는 당장 올 시즌부터 출전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트레이드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전망인데, 시장 가치가 떨어진 요시다 트레이드가 뜻대로 잘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같은 소속사인 김하성은 브레그먼과 비슷한 길을 갈 전망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초 1억 달러 유격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하성은 지난 시즌 막판에 받은 어깨 수술 여파에 발목이 잡혀 원하는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단 탬파베이와 계약을 하고, 2025년 시즌 뒤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건에 합의했다. 역시 FA 재수다.

2025년 FA 시장에서 두 선수가 겹쳤다는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지만, 2026년 FA 시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레그먼이 올해 2루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한다면 다른 팀들도 브레그먼을 2·3루 겸업 선수로 보게 된다. 김하성의 가장 큰 장점이 유격수·2루수·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브레그먼의 멀티 포지션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2025-2026년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김하성과 브레그먼을 비롯, 좋은 내야수들이 더러 나온다. 올해보다는 수준이 높다는 평가다. 2루 쪽에는 루이스 아라에스, 글레이버 토레스, 유격수 쪽에는 김하성, 보 비셋이 있다. 여기에 알렉스 브레그먼, 트레버 스토리가 옵트아웃 권한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이 경쟁하며 이적 시장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부익부 빈익빈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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