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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4 (월)

"이제 이걸로 돈벌어야"..정상혁 신한은행장 리딩뱅크 굳히기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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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4년 신한은행 B2B솔루션(BaaS) 이용금액 실적/그래픽=김다나


신한은행의 기업맞춤형 금융서비스인 BaaS(Banking as a Service) 실적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BaaS 사업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최근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내부에서 "우리는 BaaS로 수익을 내야한다"고 강조하는 등 관련 사업에 기대가 남다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Baas 누적 이용금액은 424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22% 성장했다. BaaS는 은행이 기업에게 금융 서비스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종전 기업들이 사용하는 내부거래시스템에 은행의 서비스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형태로 제공된다. 기업들은 종전에 사용하던 시스템 안에 새로 생긴 버튼만 한 번 클릭하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BaaS는 이미 해외에선 다양한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업모델이다. 해외에선 기업이 거래처에 직접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은행의 대출 권한을 빌려준 뒤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도 있다. 반면 2023년부터 국내 은행에 도입된 BaaS는 주로 뱅킹서비스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도입 이후 기업들의 편의성과 금리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내부거래시스템에 도입된 은행의 BaaS를 통해 대출 신청을 하면 거래처인 대기업의 신용이 반영돼 더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신한은행 BaaS 도입 기업이 종전 3개사에서 100개사로 97개사나 늘어난 배경이다. 이 같은 성장 속도라면 올해 누적 실적 1조원도 가능한 분위기다.

영업통 출신으로 은행의 비이자수익 사업을 강조해온 정 행장은 BaaS 사업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지난달 BaaS 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디지털 이노베이션그룹을 신설했다. BaaS 성장 속도를 확인한 데다 앞으로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7월 국내 BaaS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로 전망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만큼 국내 은행들도 앞다퉈 BaaS 시장을 넘보고 있는데 빠른 시장 선점이 중요한 분위기다.

게다가 이자이익에 편향된 은행 입장에선 BaaS가 새로운 먹거리다. 2023년 기준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이자이익 비중은 91.1%에 달할 정도로 이자수익에 편향돼 있다. 그만큼 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 정책 등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달라지는데 올해 금리 인하 등으로 이자 수익 전망이 어둡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BaaS 비즈니스에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신한은행도 당장 수익보단 장기적으로 보고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해서 당장 수익을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일단 기업들과 거래를 트는 것이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BaaS 서비스 협력업체들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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