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13일 합병 철회 공식 발표 예정"…협상 시작 2개월만

/로이터=뉴스1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13일 합병 철회를 정식 결정해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협상을 시작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사는 13일 각각 이사회를 소집해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경영 통합 협의 중단을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일본의 2,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은 2026년 8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식으로 경영을 통합하는 합병 협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었다. 양사의 이런 합병 계획이 실현되면 현대차그룹을 제치는 세계 3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 방식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면서 협상 시작 약 40일 만에 합병 철회 위기에 직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양사의 협상 분위기는 혼다가 닛산을 자회사화는 합병 방안을 제안한 뒤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와 동일한 위치에서 합병을 원했던 닛산 측은 혼다의 제안에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 6일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회장은 혼다 측에 합병 협의 중단 방침을 통보했다.

다만 양사는 합병 철회와는 별개로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와 함께 전기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협업 등을 위한 논의는 계속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8월1일 일본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마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로이터=뉴스1

교도통신은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변혁기에 직면한 가운데 (혼다와 닛산의) 역사적인 재편 계획은 2개월 만에 좌절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닛산은 경영난으로 업계 영향력이 흔들린 상황에서도 혼다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려 했고, 혼다가 요구한 경영난 해결 방안을 거부하는 등 자존심을 세운 것이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한 소식통은 "혼다는 닛산에 경영난 해결 방안으로 인력과 공장 생산 능력을 더 많이 줄이라는 압력을 가했지만, 닛산은 공장 폐쇄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닛산은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혼다 경영진은 닛산의 느린 의사 결정 방식을 문제 삼았고, 이것이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닛산과 혼다의 합병 무산설에 대만 폭스콘이 닛산을 인수할 거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이날 대만 신베이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들에게 "닛산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류 회장은 "(닛산과) 협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닛산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인수설은 부인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닛산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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