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5 세계화폐박람회(World Money Fair 2025)에 참석해 세계 각국 주화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세계화폐박람회(World Money Fair·이하 WMF)는 1974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화폐 문화산업 박람회다. 이 박람회에는 세계 50개국 중앙은행과 조폐기관 그리고 귀금속 정·제련, 기계 설비, 금융 및 유통사 등 분야 300여개 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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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폐박람회(WMF) 참석자들이 초대형 메이플 예술형 주화(은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
WMF 참석자들은 결제 수단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동전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국의 주화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전통적 유통 주화가 아닌 다양한 주제의 기념주화와 예술형 주화 등 유통 외의 목적으로 발행된 주화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가 짙다.
특히 WMF에서 캐나다 조폐국은 299장을 한정 발행하는 초대형 메이플 예술형 은화(중량 10㎏)를 최초로 공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호주 조폐국도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 밥’ 방영 25주년을 맞이해 기념주화를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주요국 조폐기관은 뱀의 해(乙巳年)를 기념해 뱀을 주제로 디자인한 국가별 기념주화를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 세계 주요국이 일회성 국가 행사에 국한하지 않고, 각국의 영화·신화·전통 등 다양한 주제로 시리즈 형태의 기념주화를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원형의 통상적 동전 형태가 아닌 다각형이나, 보석을 삽입하는 등의 기술을 적용한 주화를 선보여 수집 욕구를 불러 모으기도 한다.
한국도 다양한 기념주화를 발행해 국가 행사나 이슈를 세계 각국에 널리 전파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WMF에서는 지난해 말 발행된 ?한국의 주력산업과 경제발전? 기념주화를 소개해 주요 조폐국으로부터 한국의 압인 기술과 디자인 표현 능력을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최근 미국(이글), 중국(판다), 캐나다(메이플) 등 주요국은 기념주화를 넘어 예술형 주화도 활발하게 발행한다. 예술형 주화는 주로 귀금속에 국가별 상징물을 새기는 방식으로 매년 발행되고 있으며, 이를 수집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예술형 주화를 예술작품이자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엿보인다.
미국·프랑스 조폐국 관계자는 “단순 유통을 목적으로 동전을 만들던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특별한 가치를 지닌 주화가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앞으로 기념주화와 예술형 주화는 투자수단을 넘어 국가의 역사, 문화를 담은 소중한 소장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WMF 현장에서 세계 각국이 꾀하는 주화산업 패러다임 전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며 “조폐공사는 한류문화를 연계한 기념주화, 예술형 주화 출시로 글로벌 문화 콘텐츠 재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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