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도서는 석동현 저자 '그래도, 윤석열'…"개정판도 낼 것"
"수익금, 서부지법 항거 청년 전달" 홍보로 지지자들 상대 판촉
![]() |
지난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한 출판사가 "수익금은 서부지법 폭거에 항거한 이들을 위해 사용된다"며 석동현 변호사가 쓴 '그래도, 윤석열' 책을 판매하고 있다. 2025.2.11/뉴스1 ⓒ 뉴스1 장시온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책의 인세 전액은 서부지법 폭거에 항거하다 구속된 이들을 위해 사용됩니다."
(서울=뉴스1) 장시온 김종훈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출판사 '글마당 앤 아이디어북스' 직원이 책 판매 부스를 차리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가판대에 올려진 책은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대선 때 쓴 '그래도, 윤석열'이었다. 직원은 "수익금의 10%는 서부지법 폭거에 항거한 청년들을 위해 쓰인다"며 지나가는 지지자마다 구매를 권유했다.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알뜰폰 업체에 이어 시중 출판사까지 집회 현장에서 이른바 '애국 코인'을 노린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재판에 넘겨진 서부지법 난동 사태 피고인들을 '폭거에 항거한 이들'로 표현하고 수익금 일부를 전달하겠다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 상대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법원 난동 사태 피고인들을 '폭거에 항거한 이들'로 표현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출판사가 판매한 '그래도, 윤석열'은 윤 대통령과 40년 지기이자 현재 변호인단 소속인 석동현 변호사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쓴 책이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후부터 대선에 출마하기까지의 과정을 석 변호사가 칼럼 형태로 다뤘다.
이 책은 지난달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력을 과시하려는 이른바 '구매 릴레이' 대상이 돼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현장에서 판매하고 얻은 수익금 10%는 지난달 19일 터진 '서부지법 난동 사태'로 구속된 피고인들의 변호를 위해 쓰인다고 출판사 관계자는 전했다.
출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감금 △현존건조물방화미수 △상해 등 혐의로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을 "서부지법의 폭거에 항거하다 구속된 사람들"로 표현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연루된 6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법원 담장을 넘어 들어온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혀 있다.(공동취재) 2025.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당 출판사는 줄곧 극우 성향의 책을 발행하던 곳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정권의 사학 죽이기','대한민국 정통사관','조국의 시간, 윤석열의 시간' 등을 출간했다. "사법부는 김일성 장학생으로 넘쳐난다"거나 "문재인 좌파정부가 사학을 말살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부스에선 정가보다 6000원 낮은 1만 원에 책을 판매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은 출판된 지 2년이 지났다"며 "다음 주에 석 변호사가 계엄 이후 상황을 담아 개정판을 낼 것"이라며 재고 처리를 위해 판촉에 열을 올렸다.
'알뜰폰 팔이' 이어 '책 팔이' 등장…업체 "홍보 활동일 뿐"
탄핵 반대 집회에서의 '돈벌이'는 지난해부터 목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리던 보수집회에서는 이른바 '전광훈 요금제' 홍보 부스가 포착됐다.
집회 현장 인근에서 '시니어를 위한 토탈케어 서비스'라며 번호 이동을 권유하던 이 부스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법인 '더피엔엘'이 세운 퍼스트모바일이라는 업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 |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보수집회 인근에 차려진 알뜰폰 업체 '퍼스트모바일' 홍보 부스. 퍼스트모바일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법인이 세운 업체로 알려졌다. 2024.12.28/뉴스1 ⓒ 뉴스1 김종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업체는 집회 참여자들에게 시중 가격보다 비싼 알뜰폰 요금제 가입을 권하면서 "당신의 유심이 애국심이 된다"는 문구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이 부스에 앉아 실제 요금제 가입을 위해 상담을 받는 모습도 보였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퍼스트모바일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집회 현장에서 기업이 홍보 활동을 하는 게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글마당 앤 아이디어북스 관계자도 "집회에 직접 오시는 분들은 온라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zionwk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