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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홍콩ELS 피해자 분노에'…작년 은행 분쟁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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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은행 분쟁조정 신청 8771건, 역대 최다

은행 홍콩ELS 불완전 판매 사태 여파

감독당국 관리, 업계 자정노력으로 올해는 분쟁 줄 듯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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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기된 은행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분쟁조정 신청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는 금융당국과 은행의 자정 노력에 따라 관련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제기된 은행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877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809건 대비 385% 급증한 수치다. 피해자 한 명이 다수의 금융회사에 여러 건을 중복으로 신청한 사례를 제외해도 5578건으로 전년 1332건에 비해 31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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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로 보면 은행 중에 홍콩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이 2782건으로 가장 많았다. NH농협은행이 2496건으로 바로 뒤를 이었으며, 신한은행 1911건, SC제일은행 730건, 하나은행 528건의 순이었다.

작년 분쟁조정 신청이 급증한 것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ELS 투자로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들이 대거 민원을 넣은 영향이다. 은행들은 2021년 홍콩 H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할 당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을 대거 팔았다.

하지만 2024년 홍콩 H지수가 폭락하고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애초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금융소비자들에게 고위험 상품인 ELS를 불완전판매했다며 일정 부분 배상을 결정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60% 이상 피해 금액을 은행으로부터 구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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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사태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작년 4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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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피해구제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이 같은 은행 분쟁조정 신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ELS 사태 이후 은행권에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며 "올해는 관련 피해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불완전판매 근절 노력 역시 관련 피해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홍콩 H지수 ELS 사태 관련 제도 개선책을 마련 중이다. 아예 은행들이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수위는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상품 판매자의 조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지역별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개선책이 확정되는 대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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