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귀화 선수 '깜짝 金'·이승훈 '韓 최다 메달'…새 역사 쓴 태극전사

압바꾸모바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11일 새 역사를 썼다. 바이애슬론은 하루 쉬었던 금맥 캐기에 재시동을 걸었고, 빙속에서는 전설의 탄생을 알렸다.

대회 나흘째인 이날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추가해 종합 2위(금12·은12·동11)를 유지했다. 1위는 개최국 중국(금27·은23·동20), 3위는 일본(금5·은6·동10)이다

바이애슬론에서는 한국의 동계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였다.

압바꾸모바는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 7.5㎞ 스프린트 경기에서 22분45초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금맥을 캐지 못했던 한국 선수단은 압바꾸모바의 우승으로 다시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그야말로 '깜짝' 금메달이었다. 압바꾸모바는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2003년 아오모리 대회 남자 계주)이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 바이애슬론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러시아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2016년 귀화한 압바꾸모바는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15㎞ 개인 경기에서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그리고 7년 뒤 하얼빈에서는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전설이 된 이승훈, 후배들 보며 방긋. 연합뉴스

스피드 스케이팅은 나흘 연속 메달을 수확하며 선전을 이어갔다. 이날 열린 4개에서 모두 메달을 챙겼다.

특히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알펜시아)은 한국인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자신의 마지막 동계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후배들과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하며 개인 통산 9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함께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오벌에서 열린 대회 남자 팀 추월에서 3분47초99를 기록, 중국(3분45초9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금3·은1)와 2017년 삿포로 대회(금4)에서 8개(금7·은1)의 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이날 통산 9번째 메달을 목에 획득, 쇼트트랙 김동성(금3·은3·동2)을 제치고 한국인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1,000ｍ에서는 차민규(동두천시청)가 1분9초63으로 중국의 닝중옌(1분8초81)에 이어 2위를 기록, 팀 스프린트 은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나현, 하얼빈 AG 빙속 1000m 동메달. 연합뉴스

여자 빙속의 차세대 에이스 이나현(한국체대)은 1,000m에서 한메이(1분15초85), 인치(1분16초08·이상 중국)에 이어 3위(1분16초39)에 올랐다. 여자 100ｍ, 팀 스프린트(이상 금메달), 500ｍ(은메달)에 이은 이나현의 이번 대회 4번째 메달이다.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은 1분16초74로 4위에 그쳤다. 금메달 2개(여자 500m·여자 팀 스프린트)와 은메달 1개(여자 100m)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회 마지막 종목인 여자 팀 추월에서도 값진 동메달이 나왔다. 박지우(강원도청), 김윤지(동두천시청), 정유나(한국체대)가 3분10초47의 기록으로 4개 팀 중 3위에 올랐다.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 등 총 12개의 메달을 수확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단은 12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편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낼지도 지켜볼 일이다. 한국은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 16개(은18·동16)를 획득했고, 종합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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